사회

11년 기다린 조정안이지만... 아물지 않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

임지은 기자 입력 2022-04-27 20:48:12 수정 2022-04-27 20:48:12 조회수 5

(앵커)

가습기 살균제 참사 후 11년을 기다려 나온

피해구제 조정안이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광주*전남 지역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도

여전히 과거의 고통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임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0년 전, 평소 감기에 잘 걸리는 어머니를 위해

가습기 살균제를 직접 구매한 안모씨.



제품을 처음 사용한 지 3년 후,

기침이 잦아지고 호흡이 가빠지며

'폐섬유화'를 앓게됐고 결국 어머니는 숨졌습니다.



안씨는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던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자 죄책감을 씻을 수 없습니다.



* 안모씨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

"제가 죄인이 됐죠... 어쨌든 사용함으로 인해서
돌아가셨기 때문에 항상 남죠 가슴에"



비슷한 시기에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던 김승환씨도

울분을 토하긴 마찬가집니다.



하루 종일 끊이지 않는 기침에 7년 동안 고통을 받다

결국 폐이식 수술까지 받아야만 했습니다.



* 김승환 / 가습기 살균제 피해 당사자

"걷지를 못했어요, 기침 때문에. 기침만 하고
그렇게 이제 오늘 죽나 내일 죽나 이러고 있다가..."


전국적으로 7490명이

정부에 직접 가습기 살균제 피해 신고를 했고

이 중 광주*전남 지역의 피해자는 341명에 이릅니다.



피해조정위원회는 지난 3월,

9개 주요 가해 기업과 피해자를 대상으로 타결하는

조정안을 11년 만에 내놓았지만

이마저도 무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피해자 구제에 활용되는 지원금 중

각각 54.2%와 7.4%를 차지 하고 있는

옥시와 애경이 분담률이 지나치게 높다며

조정안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피해조정위원회의 활동 기한은 이달 30일까지인데,

조정안이 합의되지 않으면 피해 보상은

원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피해조정위원회는 간담회를 열고

피해자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활동 기한 연장에 대한 논의를 이어나갔습니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옥시와 애경 등 주요 가해 기업에

불매 운동을 진행하며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 정은정 / 광주환경운동연합 기후에너지국장

"지금 조정안을 거부한 옥시와 애경 이 기업 두 곳에
주요 제품들을 시민들에게 안내하고 불매 운동에 동참하자는
내용으로 캠페인에 동참할 예정입니다."



벌써 오랜 시간이 지난 사회적 참사이지만,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고통은

여전히 11년 전에 머물러있습니다.



MBC 뉴스 임지은입니다.

  • # 가습기 살균제
  • # 피해구제 조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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