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농어촌 지역은
돌봄 인력이나 시설 모두 크게 부족한데요.
도시지역과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면서
공적 지원 체계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제주문화방송 홍수현 기자입니다.
(기자)
바다 건너 우도가 바라보이는
제주 동쪽의 작은 마을.
빼어난 해안 경관으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이곳에서 지난 봄,
70대 노인이 실종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가족들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마을 주민들이 할아버지를 찾아나섰지만,
사라진 노인은 실종 신고 13시간 만에
끝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 이영태/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장
"어느 촌 지역도 마찬가지지만 노인거점센터가 없어요.
어르신들이 쉬고 놀고 운동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이런 사고가 덜 났을 거고."
농어촌 지역의 유일한 노인시설인 경로당에서는
노인이 노인을 모시는 상황이 일상이 됐습니다.
일부 경로당에서는
일주일에 세 번 제공하던 점심식사를
한 번으로 줄이고
나머지는 컵라면으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 고홍임/82세,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점점 젊은층들이 안 다니고 노인네들만 다니다보니까
식사 제공해 줄 사람이 없는 거에요."
갈 곳 없는 노인들은 결국 시설이 몰려있는
시내 중심으로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노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제주지역의 장기요양기관은 257곳,
시설급여기관 69곳과
재가급여기관 188곳으로 나뉘는데
대부분 제주시 동지역에 집중돼 있습니다.
농어촌보다 젊은이들이 많고
요양보호사 같은 인력도 구하기 쉽다 보니,
고령화율이 낮은 젊은 지역에
노인요양시설이 몰리고
고령화율이 높은 농어촌 지역의 노인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겁니다.
* 오윤정/제주연구원 사회복지연구센터장
"운영이 어려운 지역은 공공에서 적극적으로 개입을 해야한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공공의 개입이 두드러져야될 것이
그분들을 도와주는 분들의 파견이라든가‥"
다음 시간에는
노인돌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서지역의
장애노인 실태를 진단합니다.
MBC뉴스 홍수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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