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광주MBC는 지난해
광주의 한 개발제한구역에서
건설업자가 나무를 모두 베어버렸다는 소식을
전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당시 보도 이후
관할 구청이 해당 업자에게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지만
1년이 넘도록
나무 한 그루도 심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천홍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잘려나가고
중장비가 산을 깎아내립니다.
지난해(2024) 3월,
한 건설업자가
축구장 2개 면적에 달하는
개발제한구역 산을
무단으로 벌목한 겁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관할 구청인 서구는
해당 업체에
원상 복구 명령을 내렸습니다.
1년이 지나
다시 현장을 찾았습니다.
아직 나무는
한 그루도
심어지지 않았습니다.
땅이 그대로 드러나있다 보니
주민들은 비가 올 때마다
흙이 쏟아져내릴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 마을 주민 (음성 변조)
"흙이 쏟아져서 하수구로 쌓인다고.
그러면 하수구를 파줘야 된다고."
"보시는 것처럼 이 마을 뒷산은
나무가 모두 베어진 채
1년째 방치되고 있는데요.
비가 내리면서
곳곳에 깊은 골이 생겼고
흙이 아래로 쏟아지면서
경사도 심해지고 있습니다."
서구는 해당 업체가
복구 계획서를 허술하게
세우다 보니, 보완을 요구하면서
복구가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
이 산에는 수십 년 이상 자란 소나무들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업체는 1년 미만의 편백나무를 심겠다고
복구 계획서를 제출했다는 겁니다.
* 강우진 / 광주 서구 도시공간과장
"묘목 같은 걸 심는 걸로 돼 있었고요.
그리고 배수, 비가 왔을 때 흐르는 물 흐름도
명확하지 않아가지고.."
훼손된 산을 어떻게 복구해야 한다는
명확한 법적 기준이 없다 보니,
이처럼 제대로 된 복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형식적으로만 복구할 수도 있는 데다,
사후관리 의무도 없어
실질적으로 산이 회복되지 않는 겁니다.
법의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제주도에서는 지난 2018년
내부 지침을 세워
세부적인 복구 기준을 명확히
만들기도 했습니다.
* 이경준 / 제주특별자치도 산림녹지과장
"불법 산지 훼손이 적발돼도 원상 회복이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문제가 대부분 많았었는데,
원상 복구 지침을 전국 최초로 마련하여.."
서구는 오는 7월까지
복구를 마무리하도록 하는 한편,
세부 지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경찰은 개발제한구역에서
허가 없이 나무를 벤 혐의로
건설업자 양모씨를 검찰에 넘겼습니다.
MBC뉴스 천홍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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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사회*시민 담당
“사실을 찾아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