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촬영 왜 숨겼나? "하루 하루가 악몽"

조인호 기자 입력 2023-12-21 10:12:21 수정 2023-12-21 10:12:21 조회수 0

(앵커)
최근 제주도내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불법 촬영사건을 학교와 교육청이  
축소 은폐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경찰이 모든 학교에 대한 긴급 점검에서 나섰지만
학생들의 불안감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제주MBC 조인호 기자입니다.

(기자)
불법촬영 사건이 발생한 
고등학교입니다.

한 남학생이 여자 화장실에 휴대전화를 숨겨놓고 
학생과 교직원 50여 명을 촬영했다 
지난 6일 구속됐습니다. 

하지만, 학교와 교육청은 
가해자가 지난 10월 자수했는데도 
한 달 동안 사건을 숨겼습니다. 

언론 보도로 알게 된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반발하자 
뒤늦게 공청회가 열렸습니다. 

한 학생은 "친구였던 가해자의
범죄행위에 
치가 떨린다."고 말했고, 
교사는 "동료들이 하루 하루 악몽과 상처,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고 호소했고
학부모는 "진상파악 없이
서둘러 가해자를 
퇴학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학교와 교육청은 서로 책임을 떠넘겼습니다. 

교장은 "수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론화가 어렵다는 컨설팅을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교육청은 "컨설팅은 했지만 피해사실을
함구하라고 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학생들은 말도 안 되는 거짓말로 변명한다며  
교장과 교감에게 졸업식에 참석하지 말라고 요구했습니다.

* 김지영 / 불법촬영 피해회복 대책위원장 
"학교 관리자들에 대한 신뢰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학교장의 서명이 들어가지 않은 졸업장을 받고 싶어하고
아이들이 담임 선생님하고 졸업하고 싶어하고..."

불법촬영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자 
경찰은 모든 학교와 공중 화장실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섰습니다.

불법 카메라를 찾아내는 장비인데요.
열이나 적외선을 감지해서 
숨겨진 카메라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 문기철 / 제주경찰청 여성보호계장
"불법 촬영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전체 유관기관이 모여서 하는 합동점검도 주기적으로 할 예정입니다."

경찰은 피해자들의 상담과 진료를 돕기로 했고, 
교육청은 피해자들과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대책협의회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조인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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