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주인공 없는 5.18 기념식

광주MBC뉴스 기자 입력 2014-05-18 08:49:51 수정 2014-05-18 08:49:51 조회수 4

(앵커)
34번째 5.18 기념식이
5월 단체와 시민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올해도 끝내 파행으로 치러졌습니다.

송정근 기자입니다.

(기자)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문제로 5월 단체들과 시민들이 한꺼번에 불참하면서 주인공 없이 치러진 34번째 5.18 기념식.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광주지방보훈청장이 경과보고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도청 앞 집단발포가 있었던 1980년 5월 21일 상황을 설명하는 데 두루뭉술한 표현만 늘어놓습니다.

◀녹취▶전홍범/광주지방보훈청장
"5월 21일 오후 1시경 금남로를 가득 메운 시민들은 계엄군과 밀고 밀리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야했습니다."

기념식이 끝난 뒤 소복을 입은 유족과 유공자들이 올라가 눈물 짓곤 했던 묘역에서 유족들은 손에 꼽을만큼 적었습니다.

◀인터뷰▶김장석/故김상태 유족
"각본에 짜여진 행사같은 그런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정작 참석해야 하는 사람들이 모두 밖에서 대기하고.."

기념식에 불참한 5.18 유공자와 유족들은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집이나 사무실에서 허탈한 심경으로 중계방송을 지켜봤습니다.

기념식이 끝날 때까지 밖에서 기다리다 참배에 나선 유공자들은 기념식이 파행에 이르도록 정부가 방조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분노했습니다.

◀인터뷰▶김공휴/5.18 구속부상자회 대변인
"(작년까지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행사를 지켜보면서 그 자리에 우리 동지도 함께 이렇게 마주하고 그리고 행사 끝나면 항상 이렇게 와서 따로 한 잔 따르고 가는 행사를 계속해왔는데.."

기념식이 치러지는 시각, 5.18 구묘역에서는 시민사회단체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대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인터뷰▶박봉주/민주노총본부장
"광주시민 뿐 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들이 즐겨 부르고 즐겨 듣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이 곳 망월묘역에서 부르지 못한다는 게 지금의 현실입니다."

(스탠드업)
결국 주인공이 빠진 자리에 엉뚱한 사람들만 참석하게 된 제34 주년 기념식은 역대 가장 조용하고 쓸쓸한 기념식으로남게 됐습니다.
 
송정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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