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때,
생경하면서도 즐거움을 느끼곤 하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들을
색다르게 표현한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서동환 광주아트가이드 대표와 함께합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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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1)
오늘 소개해주실 전시는 어떤 전시입니까?
답변 1)
오늘 제가 소개해드릴 전시는 은암미술관 청년작가 초대전으로, 황정후 작가의 개인전입니다. 제목은 'mixed signal' 인데요. 우리말로 말하면 혼합된 신호나 뒤섞인 신호 이정도가 되겠죠. ‘내 전시는 이거다’라기 보다는 ‘어떻게 느끼시나요?’ 라고 할까요. 한마디로 뭔가 복잡한 신호를 준다는 제목이죠. 어쨌든 이 전시는 황정후 작가가 태어나고 자란 광주에서 처음 갖는 개인전입니다. 그리고 작품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앞으로 굉장히 기대되는 작가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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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2)
황정후 작가를
'앞으로의 기대주'라고 표현하셨는데,
황정후 작가는 어떤 작가입니까?
답변 2)
황정후 작가는 광주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광주에서 공부하고 그 이후 프랑스 생떼띠엔느에 있는 국립미술학교에서 졸업한 후에 12년간 프랑스에서 작업하고 귀국한 뒤에 광주에서 꾸준히 작업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5년 광주시립미술관 북경창작센터에서 입주작가로 선정되어 레지던시를 마친 뒤에 개인적으로 북경흑교예술구에 작업실을 열고 작업과 활동을 이어가다 지난해에 귀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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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3)
먼저 과일 이미지 작품들이 눈에 띄는데요.
서로 다른 과일들을 이렇게 조합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답변 3)
네. 황정후 작가하면 맨 먼저 떠오르는 게 과일 시리즈 작품이죠. 그런데 이 과일들이 그냥 과일들이 아니에요. 뭐랄까 이 세상에 없는 특별한 과일들이죠. 예를 들면 바나나 한 송이가 있는데, 끝에는 잘려져 있는 바나나예요. 바나나 끝을 잘라버리면 당연히 달달한 바나나 속이 보여야 하잖아요. 그런데 황정후 작가의 바나나에는 바나나 속이 없어요. 껍데기는 바나나인데 잘려진 속에는 키위나 토마토 같은 것들이 들어있는 거죠. 또 멜론을 잘랐는데 안에는 자몽이 있거나 참외를 잘랐는데 레몬이 있거나 하는 거죠. 이게 뭘까요. 우리는 어떤 것을 볼 때 하나의 틀에 맞춰서 봅니다. 세상의 모든 사물에 대해서 머리속으로 규정해버리는 거죠. 세상에 얼마나 많은 과일들이 있습니까. 또 그 과일들은 하나하나 모두 다 다르거든요. 사람도 그렇잖아요. ‘당신은 누구입니다, 나는 누구입니다’ 라고 말하는 순간 이미지가 규정되어 버리는 거죠. 생각해보세요. 나도 내 자신을 잘 모르는데 어떻게 남을 규정지을 수 있겠어요. 황정후 작가가 과일시리즈는 이런 관념에서 문제를 제기한 거라고 볼 수 있어요. 딱 봐도 바나나인데 바나나가 아닌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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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4)
이 외에 다른 작품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간단히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답변 4)
네. 다른 작품들도 다 이런 생각과 연결되어 있어요. 마스크시리즈를 보면 사람의 얼굴에 가면이나 비닐봉투 등으로 전부 가려져 있죠. 이 사람이 누군지 전혀 모르게 되어 있어요. 물론 작품의 모델은 작가 자신입니다. 또 재미있는 것은 이번 전시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것들인데 간단히 말한다면 콜라주 작품들이에요. 콜라주라고 말하는 것은 붙인다 라는 뜻인데 미술에서는 전혀 관련 없는 것들을 한자리에 모아서 붙여놓는 기법을 말하죠. 전혀 다른 곳에 있어야 할 이미지들을 오려다가 캔버스에 함께 붙여 둔 거예요. 물론 이것들은 모두 황작가 개인과 연관되어 있는 것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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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5)
작품들을 보면
일상적인 물건들의 다소 엉뚱한 조합인데,
이를 통해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무엇입니까?
답변 5)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은 모든 것을 임의적으로 규정지을 수 없다 라고 하는 것입니다. 하나의 돌멩이든 사람이든 각각의 개성이 있고 매번 변한다는 것이죠. 예를 들면 돌멩이도 온천지에 딱 그거 하나 뿐일 것입니다. 이걸 과학적으로든, 철학적으로든 어떤 규정을 짓지 못한다는 거죠. 사람도 순간순간 그 감정도 생각도 바뀌지 않습니까. 이런 모든 복잡한 것들을 구상하는 것이 우리들에게 생각해 보라는 것입니다. 이번 전시는 은암미술관에서 오늘 6시에 오픈식을 하고요. 8월 31일까지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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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인사 후)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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