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정

'우리밀 살리기' 말만?

우종훈 기자 입력 2018-11-24 20:45:49 수정 2018-11-24 20:45:49 조회수 11

(앵커)
수입산 밀에 밀려
사라질 위기에 처한 우리밀을 살려보겠다고
정부가 여러차례 약속했었죠.

그런데 날이 갈수록 상황이 나빠져
밀농가들이 고사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까지만 해도
밀 종자가 심어져 있던 논이
텅 비어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 수확을 위해서는
늦어도 11월 중순까지는
파종을 마쳐야 하지만
이 농민은 올해 파종을 포기했습니다.

(인터뷰)오종뢰/농민
"(지난해에는) 밀 수매값이 나오면 6월 말에 빚을 갚을 정도가 됐는데 내년에는 단 한 톨도 올해 파종을 못하니까 내년 농사 걱정이 정말 암담합니다."

키워도 팔 데가 없기 때문입니다.

광주 전남 농가가 생산한
밀을 사들이는 우리밀농협이
내년 수매량을 올해의 10분의 1 수준인
5백톤만 사들이겠다고 한 겁니다.

이렇게 수매량을 확 줄인 데는
팔지 못한 밀 재고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스탠드업)
"광주 전남 지역에서 생산된 2년치 밀이 저장돼 있는 창고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밀이 담긴 포대가 빽빽이 들어차 창고는 포화상태에 이르렀습니다."

팔리지 않는 '우리밀' 유통의 악순환이
농가들을 고사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데는
정부의 '말뿐인 지원' 탓이 큽니다.

정부는 2008년
0.5%에 불과했던 밀 자급률을
2020년까지 20% 올리겠다고 했지만
시장경쟁력을 끌어올려줄 지원은 없었습니다.

즉, 만들 걱정만 하고 팔 걱정은
농가에 떠넘겼다는 겁니다.

(인터뷰)김태완/한국우리밀농협 상무
"정책이 지금 만들어지는 것은 둔하고 그래서 농가들이 많이 심고 심지만 많이 심을 수 없는 상황이 지금 돼 있는 거죠."

지난해 말
공공기관이 국산밀을 우선 구입하게 하고
산업기반을 조성하는 등 내용을 담은
'국산밀 산업육성법'이 발의됐지만
여전히 국회에서 계류 중입니다.

광주시는 당장 재고 처리와는 무관하지만
1억 예산을 더 투입해
우리밀 마케팅 등에 힘쓰겠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김병용/광주시 생명농업과장
"생산비와 농기계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추가로 마케팅비와 통밀 쌀 제조 시설을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겠습니다."

밀 자급률을 높이자면서도
재고처리는 외면하는 당국의 무책임함에

파종조차 하지 못한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ANC▶
◀VC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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