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일제피해자의 대모 이금주 회장 모란장 수상

송정근 기자 입력 2019-12-10 20:20:00 수정 2019-12-10 20:20:00 조회수 0

(앵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인권 회복을 위해
30년 넘게 헌신한 분이 있습니다.

태평양 전쟁 희생자 유족회의
이금주 회장인데요.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습니다.

송정근 기자입니다.

(기자)

태평양 전쟁이 한창이던 1943년

일본군 군속으로 끌려간 남편이
차가운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

당시 이금주 회장의 나이는 스물넷,

8개월 된 아들을 홀로 키우며
해방 전후의 굴곡진 역사를
온몸으로 견뎌냈습니다.

스스로가 일제 전쟁범죄의
피해자였던 이 회장에게
다른 강제 동원 피해자들이 겪어온 고통은
남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정부나 정치권 누구도
일제 피해자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았던 1988년,

이금주 회장은
전국의 강제동원피해자들을 모아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를 발족했습니다.

이후 천 2백명이 넘는 원고를 모아
일본 정부를 상대로
도쿄 법원에 천인소송을 진행했고,

우키시마 폭침 사건과
최근 영화화가 된 관부재판에도 참여해
일본 정부와 전범기업들을 상대로 싸웠습니다.

이렇게 이 회장이 몸소 참여한
강제동원 관련 소송만 7건,

우키시마 폭침사건과 관부재판은
비록 1심에서나마 일부 승소하기도 했지만
결과는 매번 패소였습니다.

(인터뷰)양금덕/근로정신대 피해자
(관부 재판*근로정신대 소송 참여)
"징용자들, 우리(근로정신대 피해자) 참 많이 보셨지..그러니까 꼭 형제간 같았어..이금주 씨가 언니 같았어..모든 것을 똑소리 나게 했어."

이 회장이 전국의 일제 피해자들과 싸워온
지난 30년은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노무현정부 시절
강제동원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이끌어냈고,
19년만에 대법원 승소 확정 판결을 받은
근로정신대 소송에선 주춧돌 역할을 했습니다.

(인터뷰)이국언/
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공동대표
"민족의 어떤 존엄을 되찾기 위한 이 일념, 어떤 역사의식 이것이 있지 않고서는 이 외로운 투쟁을 버텨오기가 어려웠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문재인 정부는 일제의 만행을 알리고
강제동원 피해자의 권리 구제에
한평생을 받쳐온 이금주 회장의 공로를 인정해
국민훈장 모란장을 전수했습니다.

세계인권선언 71주년을 기념해 열린
훈장 수여식에는
병상에 누운 이 회장을 대신해
51살의 손녀가 참석했습니다.

일제피해자들의 인권회복을 위해
한국과 일본을 오간 횟수만 80번이 넘는
이금주 회장.

그의 한 걸음 한 걸음이 있었기에
일제피해자들의 투쟁 또한 이만큼
올 수 있었습니다.

MBC뉴스 송정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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