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내인생의 오일팔12 - 지명관 교수

김철원 기자 입력 2020-06-19 20:20:00 수정 2020-06-19 20:20:00 조회수 1

(앵커)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한 시민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돌아보는
광주mbc 연중기획 보도,
'내인생의 오일팔'

오늘은 40년 전, 일본에서 비밀리에
광주의 진실을 알렸던
지명관 한림대학교 전 석좌교수를

김철원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일본의 진보적 지성인들이 탐독하는 월간지 세계, 일본어로 세카이입니다.

1970년대 박정희 유신시절 일본의 이 월간지가
한국의 주목을 받은 것은 연재물인 '한국으로부터의 통신'때문이었습니다.

필자가 누구인지도 모르게 t.k 生이라는
필명으로 써내려간 글은
박정희 정권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폭로했고
한국이 처한 국제정세를 정확하게 진단했습니다.

(인터뷰)후지모토 가즈오/ 일본 사쿠신 가쿠인 대학교 교수 (5.18 당시 일본 시민단체 활동)
“저는 대학생 시절 세계(세카이)에서 한국에 관한 정보를 얻었습니다. 궁금하면 일단은 세카이(세계) 를 읽어보자는 생각이었어요.

1980년 5.18 때 tk生의 글은 더욱 빛났습니다.

국내 언론이 통제돼 모두가 침묵하던 그 때,
광주의 진실을 폭로한 '한국으로부터의 통신'은
세계적 주목을 받은 겁니다.

독자들은 물론 독재정권도 미치도록
알고 싶었던 t.k生의 정체는 바로
지명관 한림대학교 전 석좌교수이자
당시 동경여대 교수였습니다.

(인터뷰)지명관 전 한림대 석좌교수(t.k生 장본인)
"일본 ‘세카이(世界)’지 편집장이 비서를 나한테 보냈어요. 내 원고를 가지고 가서는 편집장 자신이 쓰거나 부인으로 하여금 원고를 다시 쓰게 했어요. 글 쓴 사람의 필체를 들키지 않기 위해서였죠."

15년 동안이나 자신의 정체를 숨겨가며
한국 민주화운동의 소식을
전세계에 타전한 지명관 교수.

일본에 있는 자신에게
전두환 정권의 감시망을 뚫고 광주의 소식을
가져다 주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글을 쓸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윤수경 간사도
t.k生에게 광주의 소식을 비밀리에 전달했던
사람들 중 한 명이었습니다.

(인터뷰)윤수경 당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 간사
"7층에서 왔어요”그러든가 뭐라고 한 마디 언질만 하면 그 이상은 안 물어요. 당신이 누구냐, 어디서 왔느냐 물을 필요도 없어요. 그땐 물을 수도 없고, 물어서도 안 돼요. 그러면은 무조건 자료를 줬어요.”

지명관 교수는
최근 열린 전두환 광주재판을 보며
탄식했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지명관 교수
"저런 사람이니까 저런 짓을 했구나 생각했습니다. 과거에 잘못 생각해서 그랬노라고 민중에 사죄할 줄도 알아되는데 그걸 모르는 사람이로구나 이런 생각도 하면서 참 슬펐어요."

한국나이로 올해 97살인 지명관 교수.

광주가 한국 근대사의 중심이라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인터뷰)지명관/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결정지은 것이 광주죠.
광주가 없다면 한국 민주화를 하나의 결정체로
하나의 보물처럼 제시할 수 있는 게 없죠.
광주가 곧 한국의 근대사라. 근대사의 중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MBC뉴스 김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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