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

광주 공항이전 '판 깨나' VS '산통인가'

김철원 기자 입력 2020-12-10 20:20:00 수정 2020-12-10 20:20:00 조회수 0

(앵커)
광주 민간공항 이전을 군공항 이전과
연계하겠다는 이용섭 광주시장의 발언에
전라남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전남도의회는
광주전남 행정통합 관련 예산을
삭감해버렸습니다.

하지만 판이 깨졌다고 속단하기는
아직 이릅니다.

김철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예상대로 전라남도는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전라남도는 입장문을 통해 이용섭 시장이 '사실상' 약속을 파기했다며 강한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녹취)명창환 전라남도 기획조정실장
"이는 그동안 이용섭 광주시장이 '조건없이' 광주민간공항을 이전하겠다던 약속을 '사실상' 파기한 것으로 우리 도는 강한 유감을 표합니다."

전라남도의회의 반발은 더 거셌습니다.

광주시가 시도상생을 포기한 마당에 무슨 행정통합이냐며 행정통합을 위한 내년도 용역 예산 2억원 전액을 삭감했습니다.

(녹취)김한종 전라남도의회의장
"광주민간공항 이전을 손꼽아 기다려온 200만 전남도민의 배신감과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광주에 있는 두개의 공항을 옮기는 과정에서 생긴 광주시와 전라남도, 두 자치단체간의 갈등은 광주시장과 전남지사의 발언 속에 들어 있는 '조건'과 '노력'이라는 단어를 놓고 벌이는 싸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라남도는 광주시가 2년 전에는 '조건없는 이전'을 약속해 놓고 이제와서 말을 바꾼 것이라며 화를 내고 있고 광주시는 전라남도가 군공항 이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고 했는데 이제껏 정말 최선을 다했냐고 반문하는 꼴입니다.

겉으로 드러난 양상만 보면 지금까지는 광주시가 불리했습니다.

이용섭 시장이 '조건없이 이전하겠다'고 한 약속은 '구체적'이어서 조금이라도 말이 바뀌면 발언 번복이나 약속 파기 공격을 받기 쉽지만 김영록 지사가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한
약속은 '추상적'이어서 설사 광주시 입장에서 불만이 있어도 비판이나 비난을 가할 대상이 모호하기 때문입니다.

(스탠드업)
하지만 이번에 이용섭 시장이 밝힌 4자 협의체를 통한 해법 모색은 지금까지와는 상황이 달라진 것이어서 앞으로의 협상결과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그동안엔 두 자치단체 중 한쪽이 움직이지 않거나 화를 내면 관계를 회복시키기가 쉽지 않았지만 지난달 국토부와 국방부 등 군공항 이전을 위한 4자 실무협의체가 구성돼 이제는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판을 깨기가 쉽지 않게 됐습니다.

전라남도가 입장문에서 즉각 합의 파기 선언을 하지 않고 광주시의 추가 조치를 요구한 점, 정 안되면 두 공항 이전 문제를 정부와 협의해 풀어나가겠다고 밝힌 점 등이 이런 해석을 낳고 있습니다.

(인터뷰)공진성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저는 오히려 출산이 임박했기 때문에 생기는 일종의 '산통'과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논의를 촉진하는 자극을 줌으로써 전라남도도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되고 광주시민들도 이 문제에 있어 상생의 길을 찾기 위해 이러는 거란 것을 서로 의식하고 자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시 예전처럼 갈등하거나 충돌할 것인지 진통 끝에 상생의 결론으로 나아갈 것인지 양 시도의 정확한 입장은 다음주로 예정된 군공항 이전을 위한 4자 협의체 2차 회의를 통해 확인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김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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