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거동 불편 지체장애인 화재 대피 못해 숨져

우종훈 기자 입력 2020-12-26 20:20:00 수정 2020-12-26 20:20:00 조회수 6

(앵커)
크리스마스 연휴인 오늘(26) 새벽
주변 도움없인 움직일 수 없는
40대 여성이 집에 불이 났지만
미처 대피하지 못해 숨졌습니다.

기초수급 가정인 집에는 남편이 있었지만
잠결에 집을 빠져나온뒤 연기로 가득 차
밖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광주 남구의 한 연립주택 1층에서 불이 난 건
오늘(26) 새벽 4시 30분쯤.

불은 이웃 주민의 신고로
79 제곱미터 크기 집 한 채만 태우고
추가 시설 피해 없이 20여분 만에 꺼졌지만,

집 안방 침대 위에서 46살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인터뷰) 김병자/ 이웃 주민
"창문 깨고 저쪽(창문 쪽)에 사람들이 있어서 사다리를 갖다 대줘서 그것을 타고 내려왔어요. 우리는 2층에 사니까."

숨진 여성은 중증 정신장애인으로
최근 건강 상태가 나빠져
주변 도움 없인 거동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옆에서 함께 자고 있던
54살 남편은 화재 당시 스스로 대피해
다행히 큰 부상을 입진 않았는데,

경찰 조사에서 불을 보고 잠결에 대피했고
연기로 인해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인터뷰) 오규영/ 이웃 주민
"(남편은) "OO(아내 이름)야, OO야." 부르고만 있고, 그러니까 연기가 가득 차니까 나와질 못하니까 (밖에서) 부르고만 있었어요."

한달 80여만 원의 기초생활수급을 받던 아내,

장애 진단을 받진 않았지만
말을 하고 듣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남편은
다른 가족들과 왕래는 없었습니다.

부부는 사회복지사가 집안일을 돕거나
이웃이 가끔 반찬을 가져다 주는 것 외엔
자녀 없이 서로에만 의지했습니다.

(녹취) 광주 남구 사회복지사/(음성변조)
"다른 가족들은 없고, 40대 부부인데, (사회복지사가) 김치도 갖다 드리고 다 하기는 했거든요. 그 근처(이웃)에서도 계속 음식도 갖다 주시고."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관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숨진 여성을 부검하는 한편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입니다.

MBC 뉴스 우종훈입니다.

◀A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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