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5.18 계엄군 유가족에 사죄.."감추지 않는게 도리"

우종훈 기자 입력 2021-03-17 20:20:00 수정 2021-03-17 20:20:00 조회수 5

(앵커)
5.18 민주화운동 당시
진압작전에 참여했던 공수부대원이
자신이 사살한 피해자의 유족에게
41년 만에 사죄했습니다.

5.18 계엄군이
비무장 시민을 사살한 사실을 인정하고
직접 용서를 구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압에 참여했던 다른 계엄군들의
양심고백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공수부대원이
41년 만에 피해자 유가족을 만났습니다.

자신이 사살한 피해자의 유가족을 만난
7공수여단 소속 A 중사는
무릎을 꿇은채 묵혀둔 울음을 터뜨립니다.

(녹취) A씨/ 5.18 당시 계엄군 공수부대원
"그때 당시에 (말 못하고) 그랬지만 오늘 또 이 자리에서 마음의 상처를 드린 것 같아 죄송합니다."

지난 1980년 5월 23일,
광주 남구 노대동에서 순찰 중이던 A씨는
'겁을 먹고 도망'가던 시민을 사격해
사살했습니다.

희생자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말 못할 죄책감에 시달린 지 40년.

A씨는 최근 5.18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과정에서
총에 맞은 사람이
고 박병현씨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용서를 구하고 싶다며 만남을 청했습니다.

A씨를 끌어안은 채 유가족은
동생을 사살한 야속함과
동생에 대한 그리움을 울음에 흘려보냅니다.

(녹취) 박종수/ 고 박병현 씨 유가족
"이제 죽은 동생을 다시 만났다. 이런 마음으로 용서를 하고 싶어요."

A씨는 유가족과 함께 국립5.18 민주묘지를 찾아
피해자의 묘비 앞에 무릎꿇고 참회했습니다.

(녹취) A씨/ 5.18 당시 계엄군 공수부대원
"감추려고 하다 보면 더 안 좋은 상황만 도래가 될 것이고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야 합니다.)"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A씨의 사죄로
더 많은 가해자들이 양심고백하고
사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전화인터뷰) 최용주/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조사1과장
"양심 고백을 꺼리는 이런 계엄군들의 자발적인 고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신의 사살 행위를 인정하고 유가족을 만난
계엄군의 첫 사죄가
다른 가해자들에도 영향을 미쳐
진실규명에 기여할 수 있기를
광주시민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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