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ＡＮＣ▶
자치단체가 발주하는 대규모 사업 현장에서는
사업을 시행하기 전에
무연고 분묘를 옮기는 일이 잦은데요.

이 과정에서 황당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근거없는 부풀리기에 예산만 축나고 있습니다.

김안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ＥＮＤ▶

전남 강진군의 한 공공택지 개발 사업 현장.

사업을 앞둔 2년 전 무연고 묘지를 옮기는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당초 축구장 2개 크기의 면적에서 확인된
무연고 묘는 255기.

강진군 담당 공무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측량 업체가 조사를 맡았습니다.

S/U 입찰을 통해 장묘 업체가 선정된 뒤
묘지 수가 갑자기 천여개로 늘었습니다.

묘지 한 기당 이전 비용은 60만 원.

1억 5천 만원인 예산은 6억 대로 4배 가량
뛰었습니다.

업체측은 봉분 모양만으로 판단하는
측량업체와 달리 대나무나 고사리 서식 등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확인한 결과라고
말합니다.

◀ＳＹＮ▶ A장묘업체 관계자(강진군 용역담당)
"측량업체에서 (사전)조사를 하다보니까. 그분
들이 보는 시선과 우리가 보는 시선은 다르거든
요.

입찰 당시보다 지출 예산이 4배로 늘게됐지만
강진군은 추가 입찰 공고도 내지 않았습니다.

상황이 변했는데도 모두 같은 업체에 맡겨
버린 겁니다.

그렇다면 장묘업체가 판단한 묘지 수는 정확한 걸까?

천 기가 넘는다는 묘지에서 유골이
확인된 건 290기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묘는 유골이 아닌 '취토'라 불리는
흙으로만 봉안해 입증할 길이 없습니다.

◀ＳＹＮ▶ 강진군 관계자
"(장묘업체와 다른 (묘지)확인 방법이 있어요?) 현장가서 육안으로 확인하는 방법밖에는 없죠."

분만 아니라 사업 현장이 강진인데 유골은
경북 경주의 한 납골당에 안치했습니다.

업체 주소만 지역 제한이 있을 뿐 유골 안치
장소에 대한 규정이 없다보니
장묘업체 안치 비용이 싼 납골당을 찾아
유골을 맡긴 탓입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된 유족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ＳＹＮ▶ 곽 씨 *무연고묘 확인 유족*
"여기는 전라도인데 왜 거기에 있느냐 (따졌죠) 무슨 소리하느냐 모시고 와라 너네들이."

이에 대해 강진군은 절차와 상급 기관의 유권
해석을 받아 정상적으로 처리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안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