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5.18 민주묘지 찾은 계엄군.."제가 죄인입니다"

이다현 기자 입력 2021-05-21 20:20:00 수정 2021-05-21 20:20:00 조회수 5

(앵커)
'1980년 5월 계엄군 작전에 투입돼
5.18 시민군을 암매장했다'고백하고
용서를 구했던 신순용 전 소령이
오늘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습니다.

오월단체도 신 전 소령과 손을 맞잡고
용서와 치유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보도에 이다현 기자입니다.

(기자)

1980년 당시 제 3공수여단
11대대 소속 지역대장이었던 신순용 전 소령이
처음으로 5.18 민주묘역을 참배했습니다.

오월 영령 앞에 무릎을 꿇고
41년 간 묵혀온 사죄의 말을 전했습니다.

신 씨가 소속됐던 제3 공수여단은
1980년 5월 19일 서울에서 광주로 온 이후
광주교도소 등 고립 작전에 투입됐습니다.

광주교도소에 주둔하며
시민군을 사살했다는 신 씨는
광주교도소 발포로 숨진
고 서만오, 고규석 씨의 묘비에 찾아가
고개 숙이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현장음)
"제가 죄인입니다. 제가 진짜 죄인입니다. 용서하십시오."

신 씨는 지난 2017년,
1980년 5월 당시 시민군 진압 작전에
투입됐다며 스스로 양심고백에 나섰는데,

이 과정에서 세 명의 시민군을
암매장 했다고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신순용(74)/80년 당시 3공수여단 소령
"(전두환 씨가) 자기 집권을 위해서 광주 시민의 많은 무고한 생명을 앗아갔다는 것에 대해선 누가 뭐래도 변명할 여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때 참가한 지휘관으로서 부끄럽고 죄송스런 마음뿐입니다."

늦었지만 진심어린 신 씨의 사죄에
5.18 유족회는
용서와 치유의 말로 화답했습니다.

(인터뷰) 김영훈 /5.18 유족회장
"우리 선생님 같이 이렇게 용기를 내서 감사드려요. 또 역시 선생님도 40년을 얼마나 트라우마에 시달리셨겠습니까."

가해자들의 이 같은 양심고백은 드문드문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3월에는 직압작전에 참여했던
한 계엄군 공수부대원이
희생자인 고 박병현 씨의 유가족들을
직접 만나 용서를 빌었습니다.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를 통해
피해자들에게 사죄의 뜻을 밝힌
가해자도 2명 추가로 확인된 상태입니다.

(현장음) 송선태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 위원장 (12일 기자회견)
"'진실을 토로하고 용서를 받고 싶다'라고 하는 것은 현재 두 사람. 두 사건이 있다. 그건 11공수다,라고 까지만 말씀드리고."

오월 단체는 유가족들도
양심고백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며,
더 많은 가해자들이 나서서
진상규명에 참여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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