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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오일팔3 - 하문순의 오일팔

김철원 기자 입력 2020-01-31 20:20:00 수정 2020-01-31 20:20:00 조회수 4

(앵커)
5.18 40주년 연중기획 보도,
'내 인생의 오일팔'

오늘은 5.18 당시 주먹밥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나눠줬던
시장 상인 하문순씨의 이야기입니다.

김철원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이펙트) 봉이요. 봉. 한라봉이 싸요~

광주 대인시장에서 리어카를 끌고 다니며 43년째 과일을 팔고 있는 하문순씨.

40년 전 서른 한 살 새댁일 때도 시장에서 과일을 팔다 5.18을 만났습니다.

시민들이 죽어나가고 시내가 난장판이 된 정신없는 와중에도 대인시장 상인들은 소금과 참기름에 밥을 뭉쳐 주먹밥을 만들어냈습니다.

(인터뷰)하문순 대인시장 상인
“장수수산 할매가 도청 앞에 갔다 오시더라고 그러더니 '아야 우리 학생들 다 죽인다. 다 쓰러져가지고 있는디 물 한 모금도 누가 갖다주는 놈 없고 우리 시장에서 나서서 얼마가 됐든간에 돈을 걷어서 밥을 해서 보내야 쓰겄다'"

매일 새벽 광주 각화동 농산물 도매시장에 나가
과일을 떼어다 파는 과일 소매상.

그동안 많은 돈을 벌지는 못했지만 적은 돈이나마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삶을 살아오고 있습니다.

조금 덜 벌어도 친구같은 손님들과 정을 나누며 사는 삶이 소중합니다.

(인터뷰)하문순
(기자)"너무 깎아서 파니까 오히려 손님이 걱정하더만요. 뭐가 남겠냐고"
"팔다 보면 그렇게 하다보면 그 손님이 또 손님을 몰고 오기 때문에 더 많이 벌어요“

자식같은 학생들을 잃은 부모의 심정으로 주먹밥을 만들었다는 하문순씨.

비록 자신이 만든 주먹밥을 먹은 광주시민들이 누구인지 아직도 모르지만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목이 멥니다.

(인터뷰)하문순
"그걸 누가 먹은지도 모르제. 우리는 싸서만 보냈으니까. 먹은 사람 먹고 못 먹은 사람은 못 먹었을 것 아닙니까. 그나저나 너무 너무 비참했어. 그 당시에는... 다 가르쳐놓은 학생들 쓰러지는데 얼마나 부모들은 마음 아프고 안타까웠겠어요"

MBC뉴스 김철원입니다.

◀ANC▶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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