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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인생의 오일팔20 - 김소형의 오일팔

김철원 기자 입력 2020-10-30 17:11:06 수정 2020-10-30 17:11:06 조회수 8

(앵커)
3년 전 5.18 37주년 기념식 때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로
국민들을 눈물짓게 한 김소형씨, 기억하십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편지를 읽고 돌아서는
소형씨에게 다가가 안아줘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광주mbc 5.18 40주년 연중기획
<내인생의 오일팔>
오늘은 1980년 5월 18일 광주에서 태어나
5.18과 함께 자라온 김소형씨를
김철원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이펙트>아빠 내가 태어난 지 3일 만에 돌아가셨지만 제 가슴 속엔 언제나 아빠가 살아계세요.
 
김소형씨는 1980년 5월 18일 태어난 5.18 둥이입니다.
 
소형씨는 전남도청 근처 산부인과에서 건강하게 태어났지만 당시 금남로 일대는 계엄군의 잔인한 진압으로 난리가 난 상황이었습니다.
 
김씨의 부모는 아이를 조심스레 안고 쌍촌동으로 피신했지만 그 곳도 안전한 곳은 아니었습니다.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총탄을 막기 위해 김씨의 아버지 김재평씨가 창문을 이불로 막던 그 순간 계엄군의 총탄이 날아왔습니다.
 
(인터뷰)김소형/5.18유족(1980년 5월 18일생)
"아빠가 하악골에 총탄을 맞았는데 엄마가 그 때 그 산후조리를 하고 있었지만 아빠가 너무 위급한 상황이어서 (아버지를 부축해서 병원으로 데리고 갔다고 하더라고요) 임산부인 엄마가 개나리색 잠옷을 입고 계셨는데 나중에 돌아와보니 잠옷이 온통 피로 다 이렇게 물들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계엄군 총탄에 숨진 김재평씨는 딸 소형씨가 태어나기를 무척 기다려왔습니다.
 
(인터뷰)김소형/5.18유족(1980년 5월 18일생)
"완도수협에 다니셨는데 저희 아빠 사무실 서랍에서 통장 묶음이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어머니가 보니까 저 돌 때 초등학교 입학할 때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갈 때 시집갈 때 시기에 맞춰서 적금 들어놓으셨다고 하더라고요."
 
아빠의 죽음이 자신의 탄생 때문이라고 자책하던 딸의 애절한 편지가 5.18 기념식 때 낭독됐고 국민들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도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인터뷰)김소형/5.18유족(1980년 5월 18일생)
"사실 아빠가 저 때문에 돌아가셨다는 생각에 어디 가서 우는 것 자체도 사실 사치였는데 그날은 그냥 마음껏 울어도 되겠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 우리 아빠도 살아계셨다면 저 연세에 저런 모습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불현듯 스치더라고요."
 
5.18이 40주년이 되면서 소형씨 나이도 마흔줄에 접어들었습니다.
 
아직도 5.18 왜곡하거나 무시하는 이들을 보면답답하지만 5.18이 한국사회에서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자리잡는 과정을 봐왔기에 제대로 바르게 알려질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소형
"저랑 같이 크고 있는 오일팔이 아프지 않고 바른 방향으로 계속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MBC뉴스 김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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