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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은 피의 투쟁'.... 고1 작문집 39년 만에 공개

이다현 기자 입력 2020-11-04 16:12:21 수정 2020-11-04 16:12:21 조회수 10

(앵커)
5.18 민주화운동은
당시 광주의 중학생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춰졌을까요?
 
5.18이 일어난지 일곱 달 뒤
고등학교 1학년들이
5.18을 주제로 쓴 작문집이
39년 만에 공개됐습니다. 
 
이다현 기자입니다.
 
(기자)
 
(C.G)
5.18은 자유를 향한 거국적인 힘의 발산이다.
 
(C.G)
정부에서는 일부 불순 분자의 책동이라고 하지만, 믿을 수 없는 무책임한 말이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발생한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지난 1981년 2월. 
 
중학교 3학년의 눈으로 광주 항쟁을 경험했던
광주 석산고등학교 1학년들이
작성한 산문입니다.
 
무고한 시민과 또래의 학생,
심지어 초등학생까지
총칼에 희생되는 현장을 목격했던 학생들은
5.18 민주화운동을 '피의 투쟁'이라는
한 마디로 압축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서왕진 / 석산고 졸업생
"이 기록을 보면서 '아, 이런 정도의 생각을 했었구나', 아주 보통 평범한 1학년 청소년이 이런 정도의 생각을 했다면 상당히 보편적인 생각이었을 수 있겠다 이런 판단이 들었습니다."
 
학생들이 이런 글들을 작성할 수 있었던 건
당시 국어 과목을 가르쳤던 이상윤 교사가
작문 과제를 내줬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직 신군부의 서슬이 퍼런 시기.
 
곳곳에서 작용하던 감시의 눈초리에도 불구하고
이상윤 교사는 자율적인 산문을 쓰게했고,
1학년 학생 573명 가운데
186명이 과제를 제출했습니다.
 
5.18을 신군부의 폭거에 대한
항쟁과 항거로 인식한 내용의 작문들은
세 달쯤 후 동료였던
후배 교사에게 전달됐습니다.
 
(인터뷰) 박형민 / 전 석산고 교사
"교사로서 그리고 살아남은 광주 시민으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얼마나 많이 고민을 하셨을까 하는 그 선배님의 생각이 정말 몸과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고.."
 
이후로 천주교 광주대교구를 거쳐
5.18 민주화운동기록관이 보관하고 있는
작문집은 한 학술대회를 통해
전체가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인터뷰) 홍인화 /5.18 민주화운동기록관 실장
"그때 당시 상황들을 재현할 수 있는 기록물의 하나로, 역사 속의 39년 전으로 들어갈 수 있다라는 데 의의가 있는 것 같아요."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작문집을 통해
당시 광주 지역 학생들의
참여와 인식을 재구성하는데
활용해나갈 계획입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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