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스페셜 [한걸음 더]

두개의일기4 '역사적 공간은 사라지고...'

김철원 기자 입력 2018-05-26 08:49:05 수정 2018-05-26 08:49:05 조회수 2

(앵커)

5.18 연속 기획보도
'두개의 일기' 순서입니다.

윤상원, 전태일 두 열사는
한국 민주주의에 있어서
상징적인 인물이지만
아쉽게도 그들의 자취가 담긴
역사적 공간은
제대로 보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철거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진 곳도 있는데요..

김철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광주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난한 이들이 사는 아파트.

1978년부터 윤상원과 박기순, 김영철, 박관현 열사들이 세운 들불야학의 수업이 진행된 곳입니다.

5.18 항쟁기간 동안에는 광주시민들의 뉴스 갈증을 풀어준 투사회보가 만들어졌습니다.

(인터뷰)전용호 소설가/5.18 당시 투사회보 제작팀장
"지금 진행하고 있는 투쟁을 어떻게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서 정당성을 확보할 것인가 이런 것들에 대한 중요성을 가장 잘 인식하셨던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이 낡은 아파트는 재개발 지구에 포함돼 내년이면 철거될 예정입니다.

광주정신의 기지라 할 만한 역사적 공간이지만 보존하고자 하는 어떤 노력도 지금은 보이지 않습니다.

사적지 지정도 안돼 있는데다 만약 지금 와서 보존 논의를 새로 시작할 경우 재개발을 기대하고 있는 주민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김상윤/윤상원기념사업회 이사장
"사라져 버리면 '여기가 뭐 있었던 자리라더라' 녹두서점 저기 와서 '여기가 있었던 자리라더라' 그걸 보고 무슨 감동이 일어나겠어요?"

전태일의 고향인 대구는 더 심각합니다.

전태일 생가는 이미 오래 전에 헐렸습니다.

그가 일기에서 인생의 가장 행복한 시절로 묘사했던 대구 청옥고등공민학교는 오래전 폐교돼 이제는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인터뷰)김채원/전태일 대구시민문화제 집행위원장
"다른 지역에 계시는 분들도 간혹 찾아오십니다. 그런데 보시다시피 전태일 열사를 기록하고 기억할만한 아무런 어떤 표지색이라던지 안내문이라던지 이런 게 전혀 없는 상황이죠."

광주는 옛 전남도청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으로 만들면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고 적지 않은 사회적*물리적 비용을 치른 바 있습니다.

전남도청 별관건물을 헐었다 5월단체의 반발이 있자 최근 다시 원형대로 복원하기로 한 겁니다.

같은 일을 되풀이하지 않고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역사회의 고민과 토론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김철원입니다.

◀ANC▶
◀VCR▶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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