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스페셜 [한걸음 더]

두개의일기1 - 윤상원,'계산을 모르는 사람'

김철원 기자 입력 2018-05-22 08:22:20 수정 2018-05-22 08:22:20 조회수 2

(앵커)

5·18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동했던
윤상원 열사와
70년대 노동운동의 기폭제가 됐던
전태일 열사..

한국 민주주의의 상징인 두 열사는
직접 만난 적이 없으면서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요..

광주MBC가 5.18 특집 다큐를 통해
이를 집중 조명했고
본방송에 앞서
다섯 차례의 연속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윤상원 열사가 어떤 인물인지,
김철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5.18 항쟁지도부 대변인 윤상원.

'임을 위한 행진곡'의 주인공이기도 한 그는 5.18과 한국민주주의의 상징입니다.

(녹취)이낙연 국무총리/(5.18 38주년 기념사)
"윤상원 열사는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패배할 것이다. 그러나 내일의 역사는 우리를 승리자로 만들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국민학교 시절부터 써온 그의 일기를 보면 정의감과 용기가 어디서 왔는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일기낭독) 1966년 12월 11일. 고1 윤상원 일기
수학에서 비례의 법칙을 배웠다. 어떤 것에 힘을 작용하면 작용한만큼 동작이 나타난다. 그러나 이 사회는 그런 진리가 용납되지 않는다. 살려고 노력하면 그만큼 잘 살아야 되지 않는가."

(인터뷰)서해성 작가/
"먼지 쌓인 일기에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의 생명은 꺼져도 잉크는 다 마르는 게 아니구나 마치 윤상원의 얘기들이 마치 어제 얘기처럼..."

잘 나가는 은행원 신분을 버리고 낙향해 월급이 절반도 안되는 공장에 위장취업을 하고 들불야학 활동에 매진한 윤상원.

자기 이익 챙기느라 눈이 벌개진 사람들의 세상에서 도무지 '계산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인터뷰)김석균/윤상원 대학 친구
"나는 설마 상원이가 모든 걸 팽개치고 그런 데 투신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 그래서 내가 너 정신없는 놈이라고 그랬지"

흥이 나면 즉석해서 판소리와 탈춤을 선보인 끼많은 광대였습니다.

(인터뷰)윤경희/윤상원 넷째 동생
"사람들이 막 웅성웅성하는 거예요. 그래가지고 내가 '오메 저 사람 이 시간에 뭐하고 있다냐' 그랬는데 우리 오빠가 사람들 모아놓고 탈춤 추고 창을 하고 있는 거예요. 우리 오빠가."

항쟁기간 동안 투사회보를 내고 시민궐기대회를 조직했던 전략가.

계엄군의 막강한 화력에 맞서 싸웠고 80년 5월 27일, 전남도청 민원실에서 계엄군 총탄에 맞아 숨질때까지도 뒤로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인터뷰)윤기현 동화작가(윤상원 동료 시민군)
"우리도 이길 수 없는 줄 안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우리가 총을 놔버리고 다 도망가버리면 우리는 살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그러나..."

7남매의 장남이 숨진 까닭에 윤상원 생가에는 흔하디 흔한 가족사진 한 장이 없습니다.

그가 떠난 지 38년, 나머지 식구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윤상원의 영정 사진을 두고 처음으로 다함께 가족사진을 찍었습니다.

(인터뷰)윤석동 옹(92세)/윤상원 아버지
"(내 아들 상원은) 헛된 짓 안하고 나라를 위해서 민주주의를 위해서 몸을 바쳤다..."

MBC뉴스 김철원입니다.

◀ANC▶
◀END▶
◀VC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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