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도 5.18 38주년
연속 기획 보도로 시작합니다.
끝나지 않은 5.18의
두 번째 이야기는
행방불명자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입니다.
살아있을 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희망과
죽었다면 시신이라도 찾고 싶다는
간절함 사이에서,
행불자 가족들은
극단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보도에 송정근 기자입니다.
(기자)
7살 아들이 갑자기 사라진 지
벌써 38년이 지났습니다.
살아있다면 어느덧 중년이 됐을 아들은
온 데 간 데 없고,
색동 저고리 차림의 돌사진이
텅 빈 묘지 앞을 지키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이창현 군은
80년 5월 19일에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백방으로 아들을 찾던 아버지 이귀복씨가
창현 군의 모습을 다시 만난 건
몇년 뒤 5.18 유족회가 발간한
비망록의 사진 속이었습니다.
하지만 사진 속의 아들은
총상을 입고 쓰러진 싸늘한 주검이었습니다.
이후 시신이라도 찾기 위해 전국을
찾아 헤맸지만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이귀복씨/5.18 행방불명자 가족
"아 지금도 아들만 말하면 저기서 막 뛰어서 뛰어오는 것 마냥 눈에 딱 보여요. 막 뛰어 오는 거. 아버지 하고 뛰어오는 그런 식이에요."
정옥남씨도 5.18 때 동생을 잃었습니다.
당시에 계엄군에 끌려가
맞는 모습을 봤다는
증인을 찾아
행불자로 인정받기까지
거의 20 년이 걸렸습니다.
(인터뷰)정옥남/5.18 행방불명자 가족
"5.18 묘역에 있는 양반 다 마찬가지지만 특히 우리 행불자만큼은 더 마음이 아파요. 절할 묘도 없고 물 하나 부으려고 하면 비석에다 하지."
5.18 당시 행방불명 된 것으로 신고된 사람은
지금까지 2백 42명.
이 가운데 행방불명으로 공식 인정된 82명만이
국립 5.18묘지에
시신도 없이 이름으로만 잠들어 있습니다.
엠비씨 뉴스 송정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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