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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스페셜 [한걸음 더] 현장취재

화순군의장과 공무원 그들만의 상부상조

김철원 기자 입력 2013-07-02 10:40:34 수정 2013-07-02 10:40:34 조회수 0

(앵커)
화순군 공무원들이 화순군의회 의장의 매실농장에서 농촌일손돕기를 한 것으로 드러나 말썽입니다.

농민들은 일손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데 군의회 의장은 이 어려운 문제를 손쉽게 해결했습니다.

현장 속으로, 송정근 기자입니다.

(기자)

화순군의회 박 모 의장의 매실농장입니다.

요즘이 수확철이라 농가들마다 비싼 임금을 줘가며 사람을 쓰고 있지만 박 의장은 돈 한푼 들이지 않고 고민을 해결했습니다.

지난달 19일 매실 수확을 돕겠다며 군청 공무원 36명이 농장을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녹취)화순군 공무원
(기자) "가서 어떤일을 주로 하셨나요?"
(공무원) " 매실 따기를 했죠"
(기자) "매실 따기요?"
(공무원) "제일 손이 많이 가잖아요. 조그마한
알 따야하니까"

화순군은 일손이 부족한 농가에 공무원들을 보내 도와주는 사업을 해마다 해오고 있습니다.

아무나 해주는 건 아니고 신청한 농가 중에서 선정해 도와줍니다.

하지만 박 의장은 일손돕기를 신청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녹취) 박 모 화순군의회 의장 /
"(공무원들) 가라고..두들겨 패서 보낼 순 없는
거 아니에요. 내말이 그말이에요. 뭣하러 오셨
냐고..가시라고.."

매실수확 작업에 나선 공무원들은 자신들이 자발적으로 간 것이라며 뭐가 문제냐는 반응입니다.

(녹취) 화순군 공무원/
"의장을 떠나서 농촌이거든요 거기도. 농지도 넓고..어차피 농촌일손돕기니까 나는 그 일환으로 추진했습니다."

비슷한 시기 복숭아 수확을 위해 공무원 일손돕기를 신청했지만 도움을 받지 못한 농민은 그들만의 상부상조가 허탈하기만 합니다.

(인터뷰) 양해열 / 농민
"신청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금년엔 해당이 좀 안되고 그랬어요. 나도 이제 광주나 이런데서 인력을 필요할 때 갖다 쓰는 형편입니다."

일손돕기에 나선 공무원 36명 가운데, 12명은 박의장과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의회 사무처 직원들이었습니다.

의장도 농민인데 뭐가 문제냐는 화순군, 정작 공무원들이 일한 소식을 홍보자료로 내면서도 그 곳이 군의회 의장의 농장이라는 사실은 쏙 뺀 채 배포했습니다.

MBC뉴스 송정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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