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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가뭄에 타들어가는 거금도

권남기 기자 입력 2014-01-24 10:22:19 수정 2014-01-24 10:22:19 조회수 2

◀ANC▶
고흥 거금도에 물이 끊긴 지
한 달이 넘었습니다.

물 사정이 점점 나빠지면서
주민들의 불만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권남기 기자입니다.

◀VCR▶
아무리 틀어봐도 수도꼭지에서
물은 나오지 않습니다.

부엌 한 구석에는 먹다 남은
빈 생수통들이 쌓여있고,

마당의 우물은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이 집에 사는 88살 최월림 할머니는
화장실이 급하면 마을 회관으로 가고,

빨래가 쌓이면 걸어서 15분 거리의
옆 동네 큰 동서집으로 갑니다.

◀SYN▶최월림
("물이 안나와. 밥도 회관에서 물을 떠다 먹는데..친척집이지만 이렇게 살아서 죽겠네..")

큰 동서 83살 이윤심 할머니는
얼마전 거금 180만 원을 들여
집 안에 관정을 설치했습니다.

◀SYN▶이윤심
("(행정기관에서) 안 도와줘. 내 돈으로 했어. 혼자 살고 80살이 넘은 할머니 (돈으로..)")

고흥군 금산면 거금도에 상수도가 끊긴 지
한 달이 넘었습니다.

투명C/G)49가구가 사는 석교마을은
그래도 물 사정이 괜찮다고 알려진 곳이지만
네 가구는 새로 땅을 파 관정을 만들었고
형편이 안되는 두 가구는
이웃집에서 물을 길어다 쓰고 있습니다.//

설이 다가오지만 동네 주민들은
명절 쇠기를 거의 포기했습니다.

◀SYN▶김광심
("설 못 쇠고 (자식들에게) 올라가 버린다 그래. 물이 없어서 그래. 지하수 물이 없는 데 어떻게 하겠어. 세수도 못하는데..")

초록색으로 덮힌 평지와 비탈.

그런데 하얀색 비닐만 남아 있는 곳이
군데 군데 보입니다.

한창 월동을 하고 있어야 할 양파가
싹을 올리지 못하고 죽은 겁니다.

고흥 전체 양파 생산량의 90% 가까이를
차지하는 거금도 조생종 양파.

2만3천여 제곱미터의 부지에 양파를 키우는
45살 박치헌씨는 전체의 20%가
가뭄으로 말라 죽었다고 추정합니다.

◀SYN▶박치헌
"(생육시기가) 2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데, 비대기 때 가물어 버리면 크지 못하고 거기서 딱 멈춰 버리죠. 못 크고."

다음달 말까지 해갈이 될 만한 비 다운 비는
없을 것으로 예보된 상황에서
거금도 주민들의 마음은
마르다 못해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권남기입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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