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스페셜 [한걸음 더]

5.18 - 그들의 광주, 우리의 광주6 - 황보영국 外 편

김철원 기자 입력 2016-05-23 11:10:33 수정 2016-05-23 11:10:33 조회수 2

(앵커)
5.18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부산에서, 그리고 서울에서
이름도 명예도 없이 스러져간
이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광주가 기억해줘야 할
그들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보도에 김철원 기자입니다.

(기자)

1987년 6월 항쟁 직전, 부산의 민심은 들끓고 있었습니다.

그 해 1월, 부산 출신의 서울대생 박종철 씨가경찰의 물고문에 숨진 사건이 일어난 데다 4월에는 광주의 진실을 담은 5.18 사진전이 열리면서 독재정권을 향한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하기 직전이었습니다.

당시 故 노무현 전 대통령도 5.18 사진전에 들렀습니다.

(인터뷰)박승원 신부/당시 부산 양정성당 주임신부
"국제시장이 바로 옆에 있었는데. 부산에서 제일 큰 시장이죠. 그 밑에 자갈치 시장이죠. 그런데요. 시장 아주머니들이 (5.18 사진전) 우리도 좀 보게 해달라고 그걸 보시고 5.18 영정도 있거든요. 거기서 대성통곡들을 해요."

그러다 일이 터졌습니다.

5.18 7주기를 하루 앞둔 5월 17일, 한 노동자가 부산시 한복판에서 분신을 한 것입니다.

(스탠드업)
오후 5시가 조금 안 된 시각이었습니다. 지금은 백화점이 들어섰지만 당시는 부산상고 정문이었는데요.

노동자 황보영국씨가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인 채 무언가를 외치며 이쪽 방향으로 달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황보문수/故 황보영국 씨 아버지
"전두환이 물러가라고 그러면서 야단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여기에서 저 끝까지 150미터를 뛰어가는데 도중에 식당에서 물을 끼얹었다고 하더라고요."

<故 황보영국 약력>

그의 시신은 숨진 지 하룻만에 화장됐고 죽음은 널리 알려지지 못했습니다.

(인터뷰)김종세/부산민주항쟁기념관장
"못배운 사람이 또 어떤 조직적 배경도 없는 이런 경우에 되게 무지렁이처럼 (희생이) 묻혀져 버리죠."

88올림픽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았던 1988년.

노동자 김병구씨가 연세대 학생회관에서 "광주학살 원흉처단과 대선무효"를 외치며 투신했습니다.

(인터뷰)김상학/故 김병구 씨 아버지
"(아들 투신 소식을 듣고 병원에 갔더니) 온 몸을 붕대로 다 묶고 했더라고요. 그런데 꼭 무슨 돼지 양다리를 묶어놓은 것 같은 느낌이야. 얼마나 화가 나던지..."

하반신이 마비된 김씨는 결국 넉 달뒤에 자신의 집에서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맙니다.

<故 김병구 약력>

(스탠드업)
노동자 김병구씨가 몸에 태극기를 두른 채 "광주학살 원흉 처단"을 외치며 투신했던 연세대 학생회관입니다.

5.18 역사의 현장이지만 건물 어디에서도 김병구씨와 관련한 흔적을 찾아볼 수는 없습니다.

(인터뷰)오승용/전남대 5.18연구소 연구교수
"가장 어려운 시기에 금지된 것들을 이야기했던 분들이라는 거죠. 어마어마한 자기 희생을 전제로 하지 않고서는 그걸 할 수가 없었다는 겁니다. 때로는 그것이 본인의 생명과 맞바꾸는 경우일 수도 있었던 거죠. 따라서 그 분들은 우리의 기억 속에서 당연히 다시 불러내서 기억해야 되고..."

5월항쟁과 6월항쟁의 디딤돌이 되어준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일.

36주년을 맞이한 5.18 앞에 새로운 과제가 놓여 있습니다.

MBC뉴스 김철원입니다.




故 황보영국 씨
-1961년 부산 출생
-1979년 부산 철공제조공장 노동자
-1987년 부산상고 앞에서 분신 운명
-2001년 민주화운동관련자 인정

故 김병구 씨
-1956년 전남 장성 출생
-1988년 연세대 학생회관서 투신 부상
-1989년 후유증 치료중 비관 자살
-2001년 민주화운동 관련자 인정
-2016년 경기도 이천 민주화운동기념공원 안장

◀ANC▶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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