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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할머니는 초등학생

박수인 기자 입력 2016-03-11 09:53:10 수정 2016-03-11 09:53:10 조회수 0

새학기가 시작된 요즘이
학생들에게는 가장 바쁜 때죠?

특히 초등학교에 입학한 1학년들은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을텐데요,

나주의 한 시골학교에는
아흔을 바라보는 할머니 두 분이 입학해서
배움의 길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두 할머니의 학교생활을
조금 긴 뉴스에서 들여다봤습니다.

◀VCR▶

올해로 여든 아홉과, 일흔 아홉의
최일순, 최연순 할머니.

요즘 두 할머니는 아침마다 일찍 집을
나섭니다.

할머니들이 발걸음을 옮긴 곳은
다름 아닌 초등학교.

전교생 25명의 작은 시골학굡니다.

"인사.."

할머니들을 가장 먼저 반기는 이는
같은 반 아이들입니다.

◀INT▶ 교장 샘

올해 반남초등학교에 입학한 1학년은
할머니들을 포함해 모두 5명입니다.

선생님이 들어오시고 수업이 시작됐습니다.

아이들은 동화책을 읽는데요,

(책 읽는 모습)

그러나 할머니들은 다른 공부를 합니다.

아직 글자를 떼지 못해 글씨를 쓰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이어지는 시간은 발표 수업입니다.

(발표하는 모습)

눈이 어두워 공부도 만만치 않습니다.

(읽는 모습)

◀INT▶ 할머니
◀INT▶ 할머니

말은 이렇게 하시지만
할머니들에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의자에 앉아 있는 것도 힘들지만
글씨를 몰라 더 답답합니다.

쉬는 시간...

할머니들이 복도에 나서면 전교생이
모여듭니다.

두 할머니는 이미 학교의 인기 스타가
됐습니다.

◀INT▶ 학생
◀INT▶ 학생
◀INT▶ 학생

쉬는 시간도 잠시, 수업이 시작됐습니다.

(수업 장면.. 칭찬받는 모습)

칭찬에 기분이 좋습니다.

◀INT▶ 쌤

오전 수업이 끝나고 점심시간.

다리가 불편한 할머니들은
아이들의 부축을 받으며 급식실로 향합니다.

증손자뻘 되는 아이들,
아들쯤 되는 선생님과 함께 하는 점심은
가족과 함께 하는 밥상처럼 단란합니다.

◀INT▶ 할머니

(하교.. 안녕~)

즐거웠던 하루 일과가 끝나고
집으로 향하는 길.

학교에서 집까지 5분도 안 되지만
무릎 수술을 받은 할머니들에겐
만만치 않은 거립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최일순 할머니,
바로 공부를 시작하는데요,

◀INT▶ 할머니

나 못 배운 것도 한스러운데
가난한 살림에 자식들도 뜻대로 가르치지 못해 더 가슴 아픕니다.

◀INT▶ 할머니

가난과 시대의 굴레 속에서
배우고 싶어도 배우지 못해
평생 가슴에 한이 된 최일순, 최연순 할머니...

◀INT▶ 할머니
◀INT▶ 할머니

여든아홉과 일흔아홉에 초등학교에 입학한
최일순, 최연순 할머니...

두 할머니에게 초등학교 입학은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는 일이자,

평생 풀지 못한 숙제를 풀기 위한
용기 있는 도전입니다.

조금 긴 뉴스의 박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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