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치매노인 묶는 노인요양병원의 사건의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광주시와 경찰이 조사에 들어갔는데 왜 묶을 수밖에 없는지를 들여봤더니 그럴 수밖에 없는 인력구조가 있었습니다.
못믿을 노인시설 집중취재, 먼저 김인정 기자입니다.
(기자)
치매노인을 묶어 놓아 문제가 된 요양병원의 올해 4분기 간호사 현황입니다.
30여명의 간호인력이 일하는 걸로 신고해 1등급을 받았습니다. 간호사 1명이 노인 4명에서 5명 가량을 돌볼 수 있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근무하는 사람은 간호사가 2명, 조무사 5명을 포함해 7명이 전부라는 게 병원관계자의 증언입니다.
간호 인력 한 명이 치매노인 20여명을 돌보고 있다는 얘깁니다.
(녹취)ㅇㅇ노인요양병원 前 직원/(음성변조)
"실질적으로 근무한 사람은 7, 8명밖에 근무를 안 했죠. (나머지는)면허증 대여로 보시면 될 겁니다."
야간엔 더 취약합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근무표에는 야간 근무를 의미하는 'N'이 쓰여진 날이 한 달 중 4차례밖에 없습니다.
돌볼 사람이 없다 보니 치매 노인을 묶어 놓을 수밖에 없는 겁니다.
(녹취)ㅇㅇ노인요양병원 관계자/(음성변조)
"그건 원장님 지시하에 그러죠. 안전을 위해서.."
사람이 없다던 노인병원은 그래놓고 일하지도 않은 간호 인력을 부풀려 신고했습니다.
지난 10월 이같은 사실이 적발돼 과징금 2천만원 처분도 받았지만 그 뒤로도 병원은 인력을 더 배치하지 않았고 심지어 반드시 근무해야 할 야간 당직의사 또한 없었습니다.
(인터뷰)김명권 광주 서구보건소장/
"어떤 일이 발생할 지 모르니까 노인요양병원같은 경우는 당직의사가 있어야 한다."
그나마 근무하던 인력들도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퇴직하거나 노동청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변변한 의료장비가 없어 노인요양병원 가운데 최하등급을 받은 이 병원, 그러나 중증치매환자들이 많이 입원해 있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한달 2억 4천만원 가량의 지원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치매노인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고 있는 건 아니었는지 관계기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해보입니다.
MBC뉴스 김인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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