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은 현장 일터에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근로자들의 얘기로 시작합니다.
작업 시작 전에
공장 기계에 인사를 하고,
많게는 24시간
철야 중노동을 하지만,
임금은 최저 수준에도 못 미치는...
바로 담양에 있는 제지회사
한솔 페이퍼텍 얘깁니다.
참다 못해 50일 넘게 파업 중인
근로자들의 외침을
김철원 기자가 직접 들어봤습니다.
(기자)
'감사해' '고마워'
마치 가족이나 연인에게 말하듯 다정한 감사 인사.
바로 직원들이 담당 기계에게 건네는 인사입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코믹한 것도 있습니다.
이 공장은 직원들로 하여금 기계에 감사인사 표어를 붙이게 하고 있습니다.
설비를 소중하게 다루게 하기 위한 조치라지만 직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터뷰)김동석/3년차 직원
"참담하죠. 왜 이런 걸 해야 되나. 여기는 사람보다 기계가 우선인가. 무슨 기계한테 감사를 하라 하나."
종이박스에 들어가는 종이 원단을 만드는 회사인 '한솔페이퍼텍'에서 이뤄지는 비상식적인 처사는 비단 이뿐만이 아닙니다.
노동강도가 가히 '살인적'이라고 할 만 합니다.
24시간 가동하는 공장에 투입되는 직원들은 보통 2교대로 일할 때가 많습니다.
하루 12시간은 물론이고 어떨 때는 16시간씩 일하기도 하는가 하면, 후임 교대자가 사정이 생겨 못오면 꼬박 24시간을 일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안광명/6년차 직원
"솔직히 저는 24시간을 시켰으니까 (회사에서) 하루라도 휴무를 보장할 줄 알았는데 제가 쉬면 또 다른 사람이 24시간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근무를 또 야간을 나왔어요 그 다음날."
법이 허용하는 한달 최대 근로시간은 209시간이지만 이 노동자들은 한 달 300시간, 혹은 400시간 노동을 요구받았습니다.
급기야 새벽 일을 하던 직원 1명은 기계에 장갑이 빨려들어가 손가락 4개가 잘리기도 했습니다.
이런 중노동을 하고도 임금은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조행구/18년차 직원
(기자):"다 해서 월급 얼마 받으시는데요? 평균적으로"
(조행구):"평균적으로 2백만원 조금 넘습니다."
(기자):"18년째 근무하시는데 한달에 4백시간 넘게 일하신다는 건가요?"
(조행구):"그렇게 해야지만 2백만원 조금 넘는 월급을 받고 있습니다."
(스탠드업)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시급, 또 많게는 법정근로시간의 두 배 가까운 중노동을 못 참겠다며 직원들이 지난해 노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50일 넘게 파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주호 한솔페이퍼텍 노조지회장/
"다른 것 없습니다. 인간다운 삶 인간답게 살고싶다 오직 그것 하나뿐입니다."
이에 대해 사측은 감사인사 표어의 경우 긍정적 마인드를 직원들에게 만들어주기 위한 방침으로 선진국과 대기업에서도 하고 있는 혁신활동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또, 최저임금과 초과노동과 관련한 노조의 주장은 과장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한솔페이퍼텍 사측 관계자/
"최저임금과 장시간 근로를 위반했다는 노동조합의 주장에 대해서는 노동청에서 조사를 하는 만큼 명명백백히 밝혀질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파업중이지만 사측은 사무직 직원들을 공장에 투입해 지금도 공장을 돌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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