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여수의 한 대학이
학교에 오지 않는 '유령학생'에게
학점을 주고 심지어 장학금까지 지급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른바 '학점 장사'를 한 건데요,
학생 유치 실적으로 교수를 평가하는
그릇된 구조가 문제였습니다.
조희원, 김종수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END▶
◀VCR▶
이 학교 미용학과에 재학 중인 A씨.
A씨는 입학 이후 단 한 번도
학교를 가본 적이 없습니다.
◀INT▶*재학생 A씨* (7번)
"학교를 안 와도 졸업을 시켜준다는 말을 듣고 입학하게 됐어요. 한 번도 학교 간 적 없고, 교수님 얼굴도 본 적이 없어요."
출석을 한 적도, 시험을 쳐본 적도 없지만
성적은 꼬박꼬박 나왔습니다.
심지어 학기마다 2백만 원에서 250만 원씩,
3학기 내내 국가장학금을 받았습니다.
이른바 '유령학생'이었던 겁니다.
[S/U] 심지어 이 학교 졸업생 B씨는
재학 당시 이들 '유령학생'들의 시험지를
대신 작성까지 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학생의 이름으로 작성된
두 장의 시험지입니다.
필체가 확연히 다른데, 특히 한글 자음 'ㅂ'을 쓰는 방법에서 차이가 납니다. 다른 사람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입니다. ///
이같은 대리시험은
일부 학생들이 몇 명씩 나눠 맡기도 했습니다.
◀INT▶ *졸업생 B씨*
"학과장실에 모여서 다른 학생들꺼 써주기도 하고... 5명도 써주고, 글씨체 바꿔서 계속 써주고... 한 애를 맡으면 그 다음 학기 꺼도 제가 써야 되는 거예요. 그 사람이 졸업할 때까지. 제가 맡은 사람 글씨체 같아야 하니까... 아예 안 나오는 사람. 얼굴도 모르는 사람."
B씨는 교수님에게 잘 보이고 싶었고,
불이익을 받을까 봐
대리 시험을 거부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학 측은
출석부 조작과 대리 시험 같은 문제는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S/U] 하지만 지금까지 취재 과정에서
여러 학생의 동일한 증언이 나왔고,
한 두 학과의 문제도 아닌 것으로
확인돼 의혹은 여전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교수들이 출석부와 시험지를
거짓으로 작성하면서까지 학생들을
붙잡아둬야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비상식적인 학생 모집 구조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2016년까지 이 학교에서
20년 가까이 재직했던 교수 김 모 씨.
김 씨는 이 학교의 특성상
'유령학생'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합니다.
교수의 연봉이 학생 유치 수와
연계돼 있는 구조 때문이라는 겁니다.
◀INT▶ *김 모 교수*
"통상적인 예를 들어 교수평가, 교수의 사회 활동 그렇게 연봉제가 평가돼야 하잖아요? 근데 교수 1인당 10명 모집했냐, 15명 모집했냐, 학과에서 몇 명을 모집했냐. 그걸로 연봉이 결정이 됐죠."
일정 인원을 채우지 못하면
연봉이 삭감되기도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INT▶ *김 모 교수*
"마이너스 되는 것도, 학교가 요구하는 (정원에서) 한 명을 모집 못했으면 몇 %로 깎는다라는 거...그렇게 진행이 2003년부터 실제로 됐고 현재까지 됐죠."
[S/U] 그렇다보니 수시 모집 때부터,
교수들이 자신이 알고 있는 학생들을 설득해
출석을 하지 않아도
학위를 주겠다며 입학시키고,
국가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출석부와 시험지를 허위를 작성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고 증언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학교측이 묵인했다는 점..
지난 2012년부터 일부 교수들이 모여
교수가 학생을 직접 유치해야 하는
비상식적인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며
학교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바뀌는 건 없었다는 겁니다.
[C.G.] 실제로 1년 뒤인 2013년
전체 교직원 회의 자료를 보면
'학과에서 책임지고 수단과 방법을 불문하고
학과에서 정원 100% 충원으로 모집효율을
극대화 하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학교 운영상 문제가 뒤따르더라도
학생만 많이 모집하면 된다는 식입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이 학교 교수들은
인기 있는 일부 학과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과가 현재도 이 같은 방법으로
학생을 모집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MBC NEWS 김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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