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민신문고에 학교 조직 내부의 문제를
고발했던 20대 교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고발 민원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 여성의 신원이 고발 당사자에게
고스란히 노출된 겁니다.
내부고발자 정보를 유출한 전라남도교육청은
직원의 실수라고 변명하고 있습니다.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장성의 한 사립고등학교 행정사무원으로 일하던
29살 정 모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지난 3일입니다.
유족들은 이 죽음에 이유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교감 승진을 앞두고 있던 박 모씨가
성비위 등 승진하기에 부적절하게 처신했다는
고발을 국민신문고에 자신의 어머니 이름으로
올렸는데, 고발 대상자가 박씨가 이를 알고
정씨에게 연락을 해왔다는 겁니다.
(스탠드업)
"익명성이 반드시 보장됐어야 할 청원 내용이지만, 당사자인 전직 교사 박 씨에게는 작성자인 정 씨 어머니의 이름과 연락처 등 정보가 그대로 전달됐습니다."
승진에서 탈락한 박씨는 정씨에게 왜 자신을 모함했냐는 내용의 문자를 21차례에 걸쳐 보냈습니다.
유족들은 이 문자메시지 때문에 정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숨진 정00 아버지/
"정신적 우울증 (증세를 보였고), 한 번씩 아이가 정신이 멍해요. 출근을 못 했어요, 그 이후로. 4월 1일 이후로."
교감 승진에서 탈락한 박씨가 이의를 제기했고
이 과정에서 전라남도교육청이 숨진 정씨의 민원내용을 고스란히 전달한 겁니다.
전라남도교육청은 담당직원의 '실수'라고 주장합니다.
(녹취)전라남도교육청 관계자/ (음성변조)
"그(서류를 담당기관에 보내는) 과정에서 빠진 삭제를 못한 부분이 있었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조사하고 있는 중입니다. (담당 직원의) 착오가 있었지 않나 싶습니다."
(c.g.)정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박씨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정씨의 죽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정씨에게 보낸 문자는 협박이 아니라 진실을 밝히라는 요구에 불과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박씨에 대해서는 협박 혐의로,
개인정보를 유출한 도교육청 직원에 대해서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실수'인지 '고의'인지 모를
개인정보 유출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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