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전남에서도 습지를 둘러싸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보존 가치가 높은 산림 습지에
태양광 발전이 추진되기 때문인데
허가권을 갖고 있는 자치단체는
미처 가치를 몰랐다고 합니다.
보도에 조희원 기자입니다.
◀VCR▶
고흥 서남단에 위치한 산지입니다.
지대가 높은 지역으로서 보기 드물게
습지가 있어 보존 가치가 높은 곳입니다.
사람의 발길조차 닿지 않던 곳이었는데
수년 전, 태양광 발전 사업자들이
찾아오기 시작하면서 환경 파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5년 전, 만 평 규모의 발전시설이
들어선 데 이어, 최근에도 20MW급의
대규모 발전시설의 허가 신청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발전시설이 들어서게 되면
이사를 갈 수밖에 없을 뿐 아니라
산림 자원이 크게 훼손된다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INT▶
*인근 주민들*
"앞에 솔밭도 싹 없어져버리고... 이런 걸 뭉개버리고... / 저 위로 올라가면 좋아요. 땅 주인분들이 연세가 많으시니까 (포기해버려요.)"
지난 2015년에 한 연구팀이 산림청의 용역을
받아 진행한 연구 보고서입니다.
이 일대는 "멸종위기 식물과 희귀식물을 포함해
14종의 습지식물이 분포하는 A등급 지역"이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또, 습지의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주변 산림 경관의 자연성이 우수"하다며,
"국가가 매입해 산림보호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고흥군은 이 같은 사실을 모른 채
발전시설 사업 허가를 진행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반대하는 주민들이 이 보고서를 제시하자,
사업 신청이 접수된 지 1년 만인
지난해 9월에야 영산강유역환경청에
환경영향평가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은 태양광업자들이 평가에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는 정황이 있다며,
평가의 공정성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INT▶
*조성주 / 인근 주민*
"국립생태원하고 영산강청하고 현장 조사를 나왔는데 나올 때 태양광업자들하고 산을 팔려고 하는 산주들하고 그렇게만 올라왔어요. / (평가 중인데) 이미 태양광업자는 저한테 환경영향평가가 통과됐다고 통보를 하는 거예요."
이에 대해 환경청은 현장 정보를 전달받는
차원에서 업자들과 동행했을 뿐이라며
유착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사업 계획을 보류하지 않고,
보존 방안을 강구하라는 조치만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발전사업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MBC NEWS 조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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