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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소쇄원 앞 무허가건축물 담양군'나몰라라'

남궁욱 기자 입력 2019-09-04 20:20:00 수정 2019-09-04 20:20:00 조회수 0

(앵커)
경치가 빼어나 명승으로 지정된
담양 소쇄원 입구에
무허가 건축물이
볼썽사납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불법 건축물이니까
철거하는 게 마땅해 보이는데
담양군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알고보니 그럴만한 속사정이 있었습니다.

남궁 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조선 중종 때 문신인 양산보 선생이 지은 소쇄원입니다.

조선시대 민간 정원의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느끼기 위해 한 해 20만명 가까운 관람객이 찾는
남도의 대표적 관광지입니다.

그런데 소쇄원에 가기 위해서는 진입로에 설치된 비닐하우스를 지나가야 합니다.

(스탠드업)
소쇄원 입구에 있는 비닐하우스입니다.
이 안 쪽을 보시면요 농기계가 곳곳에 있고 더 안 쪽에는 지금은 쓰지 않는 듯한 냉장고나 전자레인지 등이 방치되어 있습니다.

문화재와 어울리지 않는 탓에 관광객들은 의아해 합니다.

(인터뷰)조남석/관광객(경기도 용인시)
"군에서나 이런데서 조치를 해서 유적 이런 데서 하면 안되죠"

올해 7월까지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음료수와 농작물 등을 판매해왔던 이 시설은 그러나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건축물입니다.

(녹취)문화재청 관계자(음성변조)
"문화재구역 내에서 허가를 받으면 할 수 있는건데, 허가를 안 받았기 때문에 무허가 시설입니다."

원래는 지난 2000년대 중반, 담양군이 설치한 농산물 판매장이었지만 매출이 신통치 않자 2010년부터 땅 주인이 매점으로 운영해 왔습니다.

소쇄원을 지은 양산보 선생의 후손들은 불법시설을 철거해달라며 담양군에 요구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하소연합니다.

(인터뷰)양이호/양산보 13대손
"매점을 이렇게 만들어가지고 불법으로 하기 때
문에 제가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5년 전부터
(담양군에)처리 해달라고 이야기 했는데 (철거
가 안 되었습니다.)"

담양군이 난감해하는 이유는 있었습니다.

애초에 농산물판매장을 처음 지은 것이 담양군인 탓에 이제 와서 땅주인 보고 건물을 철거하라고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담양군은 일단 땅주인에게 자진철거를 통보한 다음 땅주인의 반응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윤재득/담양군 문화재담당
"군이나 면에서 지역주민 (농산물 판매로) 소득증대 한다고 하다가 그 부분(문화재청 허가)들을 간과 한 거죠. 느슨한 행정 플레이를 했습니다."

하지만 땅 주인은 담양군이 운영할 때는 괜찮고
자신이 운영하면 불법인 것이냐며 반문하면서 자기 재산을 스스로 철거할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녹취)정00/땅 주인(음성변조)
"철거는 안 하려고요. 농기계 보관소로 쓰려고요"

자치단체의 나몰라라식 행정과 땅 주인의 배짱이 수 십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남도의 대표 관광지에 먹칠을 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남궁 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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