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스페셜 [한걸음 더]

도덕교사 성비위 논란 '뜨거운 감자'

우종훈 기자 입력 2019-09-08 20:20:00 수정 2019-09-08 20:20:00 조회수 1

(앵커)
광주 한 중학교 도덕 교사의
성비위 논란으로 지역사회가 시끄럽습니다.

중학생들에게 보여준
성평등 교육용 영화가
논란의 발단이 됐는데
이걸 두고 '성비위다 아니다'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고
무엇이 쟁점인지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중학교 도덕 교사 배이상헌 씨가
조사를 받으러 경찰서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배이상헌 교사는
지난해와 올해 중학교 도덕수업 성교육시간에
학생들에게 틀어준 단편영화가 문제가 돼
경찰에 수사의뢰됐습니다.

프랑스 여성 감독이 제작한 11분짜리
영화 <억압당하는 다수>는
남성과 여성의 성역할을
사회적 통념과 정반대로 바꾼
이른바 '미러링'기법의 영화입니다.

여성이 남성처럼 웃옷을 벗고 달리거나
남성을 흉기로 위협해 성추행하는 장면 등이
담겨 있는데 사회의 성불평등을
꼬집기 위한 풍자였지만 이를 본
일부 학생이 수치심을 느꼈다며
배이상헌 교사를 교육청에 신고한 겁니다.

광주시교육청은 학생들 신고에 따라
배이상헌 교사를 학생들과 분리 조치하고
학생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의혹이 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직위해제했습니다.

하지만 당사자인 교사는
시교육청이 성교육의 취지를
충분히 알아보지도 않고 자신을
일방적으로 직위해제했다며 억울해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배이상헌/OO중학교 도덕교사
"전혀 그런 과정(학생들의 불쾌함 표시)이 없는 채로 이렇게 갑자기 신문고를 통해서 설문을 통해서 그렇게 표현됐을 때 느끼는 당혹스러움이 (있었고). 그리고 무언가 소통의 필요를 느끼지만 이미 이 단계(직위해제)가 되어 버리니까 소통할 수가 없었습니다."

시교육청은 수업을 들은 학생들을 전수조사한 결과 10여명 정도가 불쾌함을 느꼈다며
상대적 약자 혹은 피해자 입장에서
들여다봐야 하는 성비위사건의 특성상
수사의뢰는 당연한 절차라는 입장입니다.

(CG)
성비위 사건의 특성이 모두 제각각이라
공정한 처리를 위해 매뉴얼과 제도를
만든 것이라며,
'매뉴얼 대로 처분한 게 잘못'이라는
도덕교사의 주장 자체가
잘못이라고 말합니다.//

(스탠드업)
"문제가 된 영상과 교사의 발언으로 인한 직위해제에 대해서는 해당 교사와 교육청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들 사이에서도 시각이 엇갈리기는 마찬가집니다."

전교조는 해당 교사의 수업내용을
들어보면 이것이 성희롱에 해당하는 것인지
우리사회의 성평등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알 수 있는데도 교육청의 탁상행정으로
교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윤영백/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 교권국장 (김낙곤의 '시사본색')
"교육적 맥락이 존중될 수 있는 어떤 공간과 분위기 속에서 토론을 통해서 또는 해명하고 사과를 통해서 해결될 수 있는 자리를 아예 빼앗긴 것에 대해서."

반면 여성단체들의 입장은 사뭇 다릅니다.

상대적으로 강자인 성인 교사와 교직원단체는
자신의 의사를 얼마든지 표현할 수 있지만
상대적 약자이자 피해자인 학생들의
목소리는 배제돼 있다며
도덕교사를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여기에 해당 영화를 만든
프랑스 여성 감독이 사회적 차별을 없애는 데 주목하라며 도덕교사를 지지하고 나섰습니다.

누리꾼들도 sns를 통해
도덕교사를 비난하거나 지지하면서
논란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CG)각종 지역 현안에 목소리를 내온
광주시민단체협의회조차 이 사안에 대해서는
일관된 주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만 봐도
이 사안이 얼마나 예민하고 어려운 사안인지 알 수 있습니다.//

(스탠드업)
"성교육 시간의 성비위 논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 가운데 판단은 이제 경찰로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수사 결과가 나오더라도 이와 관련된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ANC▶
◀END▶

Copyright © Gwangj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