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스페셜 [한걸음 더]

하루종일 자외선 노출 전기원 '피부암' 발병

남궁욱 기자 입력 2019-10-01 20:20:00 수정 2019-10-01 20:20:00 조회수 0

(앵커)
전봇대에 올라가 고압선을 다루는
전기원 노동자들이
최근 잇따라 피부암에 걸렸습니다.

하루종일 햇볕에 노출되는 작업환경과
관련이 있어 보이는데
산업재해로도 인정될지 주목됩니다.

김철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전기원 노동자 한명이 20미터 높이의 전봇대에 올라 고압 전선을 만지고 있습니다.

구슬땀이 흐르고 있는 이 노동자의 피부는 시커멓게 그을려 있습니다.

하루 노동시간의 대부분을 햇볕을 바라보며 일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습니다.

(인터뷰)전기원(음성변조)
"저도 (자외선 노출로) 피부과를 가서 점을 빼고 한 적이 있는데 그건 일시적인 효과지 크게 도움을 받진 못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일하던 광주전남지역 전기원 노동자 2명에게서 최근 잇따라 피부암이 발병했습니다.

이들 모두 기저세포암을 진단 받았는데 자외선에 오래 노출되었을 때 생기는 피부암의 일종입니다.

(인터뷰)피부암 발병 전기원/경력 28년(음성변조)
"이렇게 딱지 뗐다가 다시 밴드를 떼면 또 피가 계속 흐르고 그랬거든요.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피부암이었어요)"


각각 28년과 7년씩 전기원으로 일해온 이들은
하루 평균 7시간씩 야외노동을 해온 탓에
피부암이 생겼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신청을 냈습니다.

(인터뷰)피부암 발병 전기원 노동자/경력 7년(음성변조)
"(일하기 전에는)얼굴에서 우윳빛 난다고 피부가 좋았는데 몸도 피부가 굉장히 깨끗한데 아마 얼굴이 햇볕에 노출되니까(피부암에 걸린 것 같습니다)"

국제암연구소는 장기간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암 등 각종 질병이 생길 수 있다며 자외선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해놓고 있습니다.

(인터뷰)송한수/조선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여느 작업자들과 다르게 (전기원 노동자는) 위를 보면서 작업을 하시는 분들이거든요. 그래서 아래를 보면서 작업을 하시는 분들에 비해서 자외선 노출 양이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전기 노동자들의 원청 업체인 한국전력은 해당 노동자들이 협력업체 소속인만큼 이들의 피부암 발병과 한전은 무관하다는 입장입니다.

만약 피부암이 산재로 인정될 경우 이들 뿐 아니라 야외에서 오랜시간 동안 일하는 건설노동자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어서 결과가 주목됩니다.

한편, 고압선 작업을 하다 백혈병에 걸린 광주전남 지역 전기원 노동자 두명이 지난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 승인을 받은 바 있습니다.

MBC뉴스 김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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