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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택배노동자의 죽음...택배업무 '가혹'

남궁욱 기자 입력 2020-05-06 20:20:00 수정 2020-05-06 20:20:00 조회수 0

(앵커)
40대 택배기사가
집에서 잠을 자다 갑자기 숨졌습니다.

동료 택배기사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쉴새 없이 밀려든
택배 물량을 처리하다
과로로 숨졌다며
노동 환경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남궁 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0년 차 택배기사 41살 정 모 씨가 숨진 건
지난 4일 새벽.

잠을 자다 갑가지 비명을 질러
가족들이 흔들어 깨웠지만 의식이 없었고

119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도착했을 땐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습니다.

(현장음)홍원희/전국택배노조 호남지부 남광주지회장
"집에서 잠을 자던 중 악 소리를 외친 후에 의식 불명 상태를 발견하고..."

경찰의 부검결과 사인은 심장마비.

가족과 동료들은
택배기사의 가혹한 업무 강도가
정 씨를 죽음으로 내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 정 씨가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처리한 한 달 평균 택배 물량은 1만개.

한 달 7천개에서 8천개를 처리하다가
코로나 사태 이후 물량이 30%가 넘게
늘어난 것인데
매일 14시간 씩 일을 해야 했습니다.

(녹취)김성순/동료 택배기사
"저도 제 물량 소화하기 바빴기 때문에 마음은 가서 도와주고 싶지만 그럴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남아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숨진 택배 기사는 정 씨 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3월에는 40대 쿠팡 택배기사가
코로나로 늘어난 택배 물량을 처리하다
숨졌습니다.

택배기사들이 반복되는 죽음을
막아달라며 업무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이유입니다.

(녹취)박재균/전국택배노조 호남지부 조합원
"점심은 거르고 한순간도 쉬지 않고 저녁이 되어야 배송이 마무리되는 매일을 살다 결국 우리 조합원이 과로사로 돌아가셨다"

정부가 택배 노동자에게 휴식 시간을
주라는 권고안을 내놓았지만
말 그대로 '권고'에 그쳐 현장에서
지켜지는 경우는 거의 없고,

지난해 택배 노동자의 처우개선 관련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지만
아직 위원회 심사도 통과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MBC뉴스 남궁 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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