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광주mbc 뉴스데스큽니다.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학동 붕괴참사가 발생한 지
40여 일이 지났습니다.
경찰 수사가 더디게 진행되고
사건이 조금씩 관심에서 멀어지는 사이
유족들의 고통은 더욱 선명해졌는데요.
참사 이후 처음으로
취재진 앞에 어렵게 선 유족들을
우종훈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철거 중인 건물이 무너져
버스가 묻혔다는 황망한 소식.
생일상을 차리기 위해 시장에 간 어머니는
바로 그 버스에 타고 있었습니다.
영안실에서, 아들은 차마
어머니의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 60대 여성 아들 1
"어머니 얼굴을 처음 확인했습니다. 심하게 다치셨다는 후두부 부위는 보지도 못하고, 절반만 보고 나서 고개를 돌렸어요."
경황없는 유족에게
경찰은 시신 부검을 요구했습니다.
왜 죽었는지 명백한 상황인데도
또다시 시신에 칼을 대야 한다는 경찰의 설명.
도무지 이해도, 설득도 되지 않았습니다.
* 60대 여성 딸 3
"(부검 취지는) 피해자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저희 상식에는 이 사고가 과연 부검이 필요한 것이었는지…"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불신도 극에 달했습니다.
사죄는 없이 '내용 없는 인사'만 전했다는 게
유족의 주장입니다.
* 60대 여성 아들 2
"(현대산업개발 관계자가 찾아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런 말 한마디도 없이 '모든 책임을 지겠습니다' (라고만 했어요.) 1, 2분 정도 만났나요…"
그러면서 책임은 하청업체에 돌렸다는 겁니다.
* 60대 여성 딸 3
"(불법 재하도급을 현대산업개발 대표가) 몰랐다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아셨어야 할 지위에 있었잖아요. 그것 자체가 과실이고요."
역시나 경찰 수사도 더뎠습니다.
20여 명이 줄줄이 입건됐지만
현대산업개발에서는 현장소장과 안전부장 둘만
입건됐습니다.
벌써 44일이 흘렀지만
유족들의 고통은 오히려 선명해졌습니다.
* 60대 여성 아들 1
"통증이 무뎌질 순 있겠지만 상처가 아물진 않을 겁니다. 계속 되새겨지니까요."
'54번 버스'의 비극을 가슴에 담은
유족들은 책임자 처벌과 부검제도의 개선이
절실하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 60대 여성 아들 2
"유족들이 받는 고통을 저희 사건을 반면교사 삼아서 조금은 제도 개선이 되면 좋겠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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