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록적인 폭염에, 마시고 씻을 물이 없어
이중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상수도 사각지대에 사는 사람들 이야긴데,
짧은 장마에 계곡물까지 말라 힘든 여름을
나고 있습니다.
MBC 충북 김은초 기자입니다.
(기자)
청주의 한 낡은 주택에서 홀로 사는 김상길 씨.
상수도가 연결된 동네지만
이 집에는 없습니다.
자비로 상수관을 끌어올 형편이 안 돼
수돗물 없이 수십 년째 살고 있습니다.
필요한 물은 인근 산에서 내려오는
계곡수를 모아 썼는데, 긴 폭염에
그것마저 말랐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김 씨는
이웃들이 뒷산 약수터에서 떠다 준
샘물로 식수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 김상길 / 청주시 수동
"친구가 떠다 주기만 바라고. 물 없다 그러면 물 떠다 주고.
난 씻을 물이 없으니까 더워도 그냥 수건으로만 훅훅하고 말지."
보은에서는 한 마을 전체가 식수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비닐하우스 집에서 20년여 년째 살고 있는
70대 어르신,
집에서 30m 떨어진 계곡까지 호스를 연결해
물을 끌어왔는데, 계곡수가 말라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몇 달 전 받아놓은 물은 ?어들어가
사용할 수조차 없습니다.
* 전인규 / 보은군 회남면
"물 나올 때는 이 물 가지고 샤워하고 먹고 다 했어요.
끊기기 시작한 게 한 3년 된 것 같아. 그때부터 가물면 안 나오고."
마을 상수도가 없는 건 아닙니다.
지하수를 끌어 집집마다 공급하는
간이상수도가 있지만, 주민들은 수질이 나빠
쓸 수 없다며 지금도 계곡수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 마을 주민 / 보은군 회남면
"(지하수는) 녹조가 끼고 물 끓이면
(석회질이) 달라붙으니까 아예 못 쓰고."
"앞으로 2~3일 지나면 저기 물이 떨어질 것
같아요. 한 열흘 전부터 조바심을 갖고
물을 충분히 못 쓰는 거죠."
이들처럼 안정적인 상수도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사람은 충북에서만
만 3천여 명.
주민들이 하소연하기 전에는 현황 파악도
안 되고 있습니다.
* 김희식 / 충청북도 수자원관리과장
"먹는 물이 부족하다는 걸 보고를 못 받아서 그런데
시청이나 군청, 도청에서 먹는 물에 대해서는 공급해줘야 합니다.
현황 파악이 안 되는 경우에는 아마 행정력이 미치지 못해서..."
상수도 사각지대 주민들,
기록적인 폭염에 물까지 말라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은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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