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광주에 30층 이상의 초고층 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큰데요.
광주의 스카이라인, 도심 경관을 지키는 데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메타버스 등을 이용해 건축물 높이를 미리 가늠해보는 건데요.
김철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양림동에 사는 이 할머니는 아파트 때문에 힘든 말년을 보내고 있습니다.
살던 집이 아파트로 개발됐지만 추가분담금이 없는 탓에 셋방살이 신세로 전락한데다
학동에 들어선 35층짜리 무등산 아이파크 아파트 때문에
그나마 시원하게 보였던 무등산도 더이상 볼 수 없게 됐기 때문입니다.
* 김야순 (90살, 양림동)
"돈은 돈대로 없어지고 집은 집대로 없어지고 요렇게 셋방살이해.
무등산 잘 보였는데, 저 아파트 지으면서 통 다 막아져 버렸어"
2015년 건축법 개정으로 도심의 건축물 높이 제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광주 여기저기에 초고층 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서고 있는데
광주지역 주상복합건물의 평균층수는 33층으로
2015년 이전 평균층수 15층보다 두배 이상 높아졌습니다.
함인선 광주시 총괄건축과는 도심의 가상현실에
새로 지어지는 건축물을 시뮬레이션하는 '디지털 트윈' 방식을 도입하면
광주 구도심의 건축물 높이를 제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적극적인 도입을 주장했습니다
영국이나 싱가포르 서울시 등도 이와 같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도심 경관을 지켜내고 있다며 광주시의 의지와 시민들의 참여가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겁니다.
* 함인선 광주시 총괄건축가
"높이 제한을 한다고 하는 것은 항상 사적 재산과 공적 이익이 충돌하는 부분이거든요.
공동체 전체의 합의가 필요한데 그 합의를 얻어냄에 있어서 추상적인 도구가 아니라
실제로 그걸 경험해서 '과연 좋구나' 큰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굉장히 효과적인 장치다."
이같은 제안에 김용집 광주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시의원들도 공감하고 있습니다.
올해 6월의 학동참사가 일어난 학동4구역 재개발아파트를 비롯해
광주 곳곳에서 솟아나고 있는 초고층 아파트들을 규제하기 위해서는
제도 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겁니다.
* 박미정 광주시의원
"처음부터 도시계획을 하고 건축 인허가를 내줄 때 이런 부분들의 기준이 무등산을 중심으로 세워져야 된다.
그리고 광주광역시민들의 조망권과 일조권, 경관권이 전제로 한 도시계획이 되어야 한다라는 부분으로 (제도를 바꾸겠습니다)"
에펠탑이 있는 구도심의 건축물 높이를 10층 이하로 제한하는 프랑스 파리나,
세인트폴 성당같은 랜드마크를 보호하면서 건물높이를 관리하는 영국 런던처럼
광주의 도시계획이 변화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MBC뉴스 김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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