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노태우 전 대통령이 사망했습니다.
5.18 희생자들과 광주시민들이 기대했던 그의 사죄는 끝내 받아내지 못하게 됐습니다.
윤근수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서거로 혼란한 틈을 타 전두환 신군부는 12.12 쿠데타를 감행했습니다.
당시 군부의 최고 실권자인 전두환의 곁에는 육사 동기 노태우가 있었습니다.
광주를 피로 짓밟고 정권을 탈취한 전두환의 뒤를 이어 나란히 대통령도 지냈습니다.
* 노태우 전 대통령 퇴임 기자회견 (1993년 2월)
"이제 저는 역사의 뒤편으로 물러납니다."
다시 보통사람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지만 그가 서야 할 곳은 역사의 법정이었습니다.
거기에서도 전두환과 나란히였습니다.
지난 2011년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의 진범은 유언비어"라고 했다가 반발을 사기도 했지만 전두환에 비해 비교적 조용하게 지냈습니다.
그래도 광주에 사죄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아들 노재헌씨가 몇 차례 광주를 찾아 5.18묘지를 참배하고, 아버지의 이름으로 사죄의 뜻을 전했습니다.
* 노재헌 씨 /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2020년 5월)
"아버님이 평소에 5.18과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셨고, 또 어떤 행동을 하셨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40주년이 되어서(대신 참배했습니다)"
5.18단체는 노태우의 직접 사죄를 줄기차게 요구했습니다.
이제라도 진실을 말하라고 했습니다.
5.18진상조사위원회는 최근 대면조사 통지서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투병하던 그는 끝내 다시 일어서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습니다.
공교롭게도 쿠데타의 단초가 됐던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일, 바로 그 날입니다.
그토록 기다렸던 직접 사죄는 불가능해졌습니다.
이제 전두환이 남았습니다.
엠비씨 뉴스 윤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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