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5.18 때 계엄군의 총에 맞고 평생을 후유증에 시달리던 이광영 씨가
스스로 삶을 정리했다는 소식 어제 전해드렸죠.
이 씨 뿐만 아니라 5.18 당시 입은 총상 후유증으로
아직까지도 고통스런 삶을 살아가는 생존자들이 많습니다.
총상 피해자들은 한 목소리로
국가 차원의 실태 조사와
총상 전문 의료 시스템이 절실하다고 말합니다.
이다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계엄군의 총탄에 맞아 하반신이 마비돼
평생 후유증에 시달리다 숨진 고 이광영 씨.
자신을 이렇게 만든
가해자에겐 사과 한마디 듣지 못했고,
40년이 흐르는 시간 동안 이렇다할 치료조차 받지 못했습니다.
몸과 마음의 고통을 혼자 짊어지고 살다 결국
생을 스스로 마감하는 비극을 맞닥뜨렸습니다.
* 장경현 / 고향친구
"5.18때 총만 안 맞았어도 이런 모습이 안 되고 참
어디 멋진 자리에 앉아있을 정도 되는 그런 친구였는데.
참 몸을 다치고 나서 모든 것이 다 허물어지고..."
고 이광영 씨처럼 5.18때 총상을 입고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피해자는 여전히 많습니다.
1980년 5월 21일 도청 앞 집단발포 당시
계엄군의 총에 다리를 맞은 박영순 씨는
몸 곳곳에 박힌 파편 때문에
하루도 괴로움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부상으로 인한 고통과 함께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주변의 시선도 큰 부담으로 따라옵니다.
* 박영순 / 전 5.18 부상자회장
"신체적 고통이 따르다 보니까 정신적 고통이 따르잖아요.
죽음을 생각으로 놔두고 살아가는 거예요."
부상자들을 구하러 집단발포 현장에 뛰어들었다가
허리에 총을 맞은 김광호 씨도 지금껏 고통을 호소합니다.
장기가 크게 다쳐 음식을 소화시키는 것도 어렵고
납탄 영향으로 피부에 종기도 난다고 이야기합니다.
* 김광호 / 5.18 총상 부상자
"대장 소장 방광 안 터진 데가 없이 싹 터져 버린 거예요.
뒤쪽에 쏴 버리니까. 어떤 약을 먹어도 잘 안 들어요."
5.18 당시 총상으로 상해를 입은 피해자는
362명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41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지금까지 총상 피해에 대한 전수조사는 없었고,
이들을 치료할 총상 치료 전문 병원마저도 전무후무한 상탭니다.
* 송선태 / 5·18진상조사위원장
"치료 전문 의료인 확보 그 다음에 조속한 시일 내에
정부가 치료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하려고 지금 조사 작업 중에 있습니다."
5.18 생존자 가운데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람은
60여 명으로 추정됩니다.
정밀한 실태 조사와 시스템 마련 없이는
또 다시 안타까운 소식을 들어야 할지 모릅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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