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급박했던 붕괴 직전 영상..모든 게 '양호'

이계상 기자 입력 2022-01-13 21:00:00 수정 2022-01-13 21:00:00 조회수 10

(앵커)



광주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사고와 관련해,

붕괴가 시작된 상황을 담은 공사현장의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하지만 감리업체가 지난 달까지 낸 보고서에서는
공사와 자재 모두 양호하다고 평가내렸고,

사고가 난 고층에 대한 안전점검은

이달 말에 예정돼 있었습니다.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파트가 붕괴되기 10분 전 쯤

광주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39층 공사현장입니다.



눈발이 흩날리고 바람이 거세게 부는 날씨에

노동자들이 콘크리트 타설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콘크리트가 아래로 흘러내리며

음푹 패이고, 무게를 견디지 못한 듯

거푸집이 '쿵' 소리를 내며 위로 튑니다.


중국인 노동자들은

짜증 섞인 한탄을 내뱉습니다.



* 현장 작업자
"아… 무너졌다, 무너져. "



39층 바닥이 서서히 내려앉자

노동자들은 서둘러 대피했고,
그 직후 아파트는 무너져 내렸습니다.



* 콘크리트 타설 업체 관계자

"그냥 '쿵' 소리나고 해서 자기(작업자)는 피한 것밖에 없다고…"



아파트 최상층인 39층에서 작업하던

콘크리트 타설 업체 관계자가 촬영한 이 영상에는

천장 상판인 슬래브와 거푸집을 이루는 구조물이

콘크리트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붕괴가 시작된 정황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하지만 감리와 안전점검 전문가는

문제조차 인식하지 못 했습니다.

사고 한달 전 광주 서구에 제출된 4분기 감리 보고서엔,

사고가 난 옥상 골조 공사의 품질이 확인됐고,

시공의 정밀성도 확보됐다고 돼 있습니다.

안전점검 업체는 착공 초기와

건물이 15층까지 올라갔을 때 각 한 번씩만

콘크리트 타설과 거푸집 설치가

제대로 됐는지 점검했습니다.



정작 사고가 난 23층부터 38층에 대한

안전 점검은 골조공사가 다 끝나는

이달 말 쯤 예정돼 있었습니다.



* 송창영 / 광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이런 안전 점검과 구조 감리 제도가 있는데
이거를 소위 좋게 얘기하면 현대산업개발의 협력업체고
나쁘게 얘기하면 소위 기생하고 있는 용역회사들이 과연 제 역할을 했을까."



다만, 이 영상만으로 붕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이번 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을 형사입건하고,

감리업체 책임자에 대해서도

출국 금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또 골조 공사를 맡은 하청업체 3곳에 대해서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했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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