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광주 아이파크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어느덧 한달째를 맞고 있습니다.
사고 당시 현장에서 일하다가 실종됐던 노동자 6명은
수색 작업을 통해 모두 차례로 발견됐지만
후진국형 사고 현장은 아직 처참한 모습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피해자 가족과 구조당국, 그리고 시민들까지,
애타는 마음으로 보낸 지난 한 달을 이다현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지난 1월 11일, 광주 도심 한복판에서
신축 중이던 39층 높이의 고층 아파트가 붕괴됐습니다.
38층부터 23층까지,
무려 16개 층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 정석영/목격자(1.11. 뉴스데스크)
"기차 굴러가는 소리가 나기에 오른쪽으로 쳐다보니까 건물이 주저앉으면서 먼지가 나더라고요."
사고 당시 현장에 있다가 연락이 끊긴 노동자는 6명,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구조 대원들이 긴급 수색 작업에 나섰지만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습니다.
겹겹이 쌓여 있는 콘크리트,
이리저리 얽혀 있는 철근들을 치워야 구조가 가능한데
붕괴 위험 때문에 중장비를 투입하지 못하고
구조대원들이 일일이 수작업에 나섰습니다.
사고 발생 나흘만에 첫 번째 피해자가 숨진 채 수습됐는데,
이후로 열흘 가까이 이렇다할 단서도 찾지 못할 정도로
수색과 구조 작업은 더디게 진행됐습니다.
* 문희준/서부소방서장(1.14. 뉴스데스크)
"장비가 계속 늦춰지는 바람에 속도감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작업으로 하다 보니까, 워낙 철근도 많고 콘크리트가 무게가 있기 때문에."
결국 건물이 붕괴된지 29일째 되는 날,
마지막 실종자가 수습되고, 6명 모두 싸늘한 주검으로 가족 품에 안겼습니다.
* 고민자 / 광주소방안전본부장 (2월 8일, 어제)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열악하고, 위험한 고난도 현장이었습니다. 그럼에도 해야 한다,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라는 사명감으로..."
이번 사고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시공사 현대산업개발 측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작업 속도를 내지 못했던 건
매몰자들의 가족에겐 내내 큰 불만이었습니다.
장비가 고장나거나
장비 설치 일정이 늦어지는 상황이 생기면서
가족들의 마음은 더 타들어갔습니다.
* 붕괴 사고 피해자 가족(1.22. 뉴스데스크)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했으면 말에 책임을 지고 해줘야 될 것 아닙니까.
소방대원이 하기만을 그냥 가만히 기다리고 있는 게 저는 너무 화가 나요."
붕괴 참사가 완전히 수습되기까지
얼마나 더 긴 시간이 필요할지 가늠도 어렵기에
지켜보는 시민들도 안타까움과 분통을 터뜨립니다.
* 김연우 /광산구 신창동
"모든 게 다 좋아진 세상인데 사람 찾는데도 이렇게 오래 걸리는 것도
믿을 수 없는 일인 것 같고. 너무한 것 같아요. 제대로 좀 지어주지."
2022년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후진국형 참사에
전국민적 공분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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