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5.18 42주년을 맞아
행방불명자와 무명열사 문제를 집중 조명하는 시간,
지난 2002년 5.18 신묘역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여섯 명의 신원이 확인된 후
남은 70여 명의 행방이 밝혀진 것은 없었는데요.
20년 만에 행방불명자 한 명의 유해가
어려움 끝에 가족 곁에 돌아왔습니다.
우종훈 기자가 가족을 만나고 왔습니다.
(기자)
계엄군의 집단 발포가 있던 5월 21일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못한 김광복 씨.
행방불명자 묘역에
봉분 없이 묘비만 있던 김 씨의 소재가 42년 만에 드러났습니다.
* 송선태 위원장/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유해의 유전자를 확인한 결과
이 유해가 행방불명자 김광복의 유가족 유전자와 일치함을 확인하였습니다."
김 씨는 지난해 무명열사묘에 묻힌 걸로 밝혀진
'양창근의 묘'인 1-38번 묘역에 42년 동안 묻혀 있었습니다.
이 묘역에 묻힌 유해를 발굴해
한 달간 DNA 대조 작업을 벌인 결과 김 씨의 가족과 일치한 겁니다.
* 김형석 교수/ 전남대 의대 법의학교실
"실제 데이터베이스를 대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생각지도 않았던 가족이 일치가 나온 겁니다."
기적 같은 소식을 들은 김 씨의 형님은 곧장 동생이 묻혔다는 묘를 찾았습니다.
* 김사익/ 5.18 행방불명자 김광복 형
"참, 미치겠다. 여기 있는 걸 여태 몰랐네."
김 씨의 형님은 유해가 발굴되면
그곳이 어디든 가족을 찾아 함께 다녔던
다른 행방불명자 가족이 떠오릅니다.
* 김사익/ 5.18 행방불명자 김광복 형
"우리 행불자 가족들이 많이 지쳐 있어요.
너무 많이 지쳐서 계기가 없었는데, 제 동생을 찾는 계기로 희망을 잃지 마시고."
유력 암매장지인 광주 교도소, 주남마을, 송암동 등에 대한
수차례의 발굴작업이 있었지만 성과는 없었습니다.
이번 행방불명자의 신원 확인은
지난 2002년 구묘역에서 신묘역으로 이장할 때
DNA 대조 작업을 벌여
여섯 명의 신원이 밝혀진 이후 20년 만입니다.
김광복 씨의 유해가 되찾아지면서
행방불명됐지만 아직 돌아오지 못한 행방불명자는 76명이 됐습니다.
이를 계기로 미완의 과제인 행방불명자를 찾는 문제가
풀릴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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