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땀과 실력으로 평가 받는 체육계는 어떤 곳보다 공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현직 레슬링 실업팀 선수가
팀내 감독과 코치의 공개적인 모욕으로
은퇴 기로에 놓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선수를 포함해 이미 은퇴한 선수들도
해당 지도자들이 오랫동안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있습니다.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학 졸업 후 올해부터 광주시체육회 레슬링팀 소속이 된 선수.
광주에서 중, 고등학교를 나온 이 선수는 전국 규모 대회에서 14번 우승한 유망주였습니다.
* 제39회 회장기 전국 레슬링대회 대학부 결승 (2021.3.)
"아주 훌륭한 선수로 자라나고 있습니다. 12 대 2 ‘테크니컬 폴’ 승으로 금메달을 차지했습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전국 대회에서 우승을 한 이 선수는 은퇴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본인이 소속된 광주시체육회에 지도자가 없어
광주 또다른 실업팀인 남구청 감독과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합숙했는데,
감독이 원하는 선수가 아니었다는 이유로
입단 초기부터 지도자로부터 차별 받았다고 주장합니다.
경량급 선수임에도 초중량급 선수와 연습 시합을 강요받으며 부상 위험에 놓였고,
이를 영상으로 촬영해 선수들과 돌려보는 등 공개적인 모욕을 당했다는 겁니다.
* 광주 남구청 레슬링팀 코치/ (음성변조)
"가서 한 판 더 합시다, 그래. 한 판 더 할까요? 다음에 한 판 더 하자고 그래."
* 광주시체육회 레슬링팀 선수/ (음성변조)
"내가 장난감인가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고요.
나도 이제 월급 받고 선수 생활하는 선수인데 내가 이런 차별 받고 해야 되는지도 모르겠고."
광주에 두 곳 있는 레슬링 실업팀을 이끌고 있는
남구청 감독과 코치는 선수 선발과 운영을 모두 맡고 있습니다.
남구청 레슬링팀은 감독이 영입할 선수를 추천하면 단장인 구청장이 위촉하고 있고,
광주시체육회는 종목 단체인 레슬링 협회가 추천하면
공무원과 체육계 관계자가 심의, 의결하는 구조인데
남구청 감독이 협회 추천을 담당한 간부였습니다.
사실상 실업팀 선수 관리의 전권을 쥐고 있는 셈입니다.
* 과거 광주 남구청 레슬링팀 선수/ (음성변조)
"보복이 무섭다고 해야 하나. 이런 것 만약 이렇게 불만 이야기하면요.
돌아오는 건 그냥 저희가 참고 이겨내라 이런 말이에요."
이에 대해 감독과 코치는 선수 선발은 성적에 따라 공정하게 이뤄졌고
성적이 이를 증명해준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광주 레슬링 발전을 위해
본인이 광주시체육회 레슬링팀이 창단되도록 하고
지도자가 없는 상황에서도
남구청 선수들과 합동 훈련을 시키며 선수를 육성해왔다는 겁니다.
* 광주 남구청 레슬링팀 감독/ (음성변조)
"길을 안내해주고 지도를 해줘야지 이 선수가 성적이 나는 것이죠.
월급만 받으라고 하면 애들 다 놀려고 하지. 그러면 이게 돈만 주고 끝나버리잖아요."
한편 남구청 감독과 코치는
지난 1995년 레슬링팀이 창단한 이래 무려 27년동안 지도자를 역임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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