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7년 동안 레슬링팀을 지도해 온 감독과 지도자가
선수들을 지방 선거 과정에 동원한 게 아니냔 의혹이 나왔습니다.
예산과 인사권을 쥔 단체장에 대한 눈치보기인지
아니면 조직적인 동원인지 명확하진 않지만,
당사자들의 반론이 석연치 않은 것은 분명합니다.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2월에 진행된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의 출판기념회.
십여 명의 무리가 김 청장과 기념 사진을 남겼습니다.
이들은 광주시체육회와 남구청 레슬링팀 지도자와 선수입니다.
구청장은 팀의 단장으로 지도자와 선수 위촉, 예산 배정 권한이 있고
감독과 코치는 단장의 명을 받아 선수를 추천하고 지도합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현역 선수는
주말에 휴식을 취하던 중 감독과 코치의 부름에 참석했다고 말합니다.
*광주시체육회 소속 레슬링 선수/ (음성변조)
"저는 몰랐어요. 누군지 몰랐는데 남구청장이라고 들어서 그렇구나 알았어요.
숙소로 들어와라 (해서) 휴가를 받는 도중에 갔습니다."
선수 측은 감독과 코치가
지지와 투표를 강요하는 듯한 발언과 행동을 한 것이 이뿐만 아니라고 말합니다.
출판기념회 참석 외에도 선거 운동기간 선수들을 데리고
김 청장의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인사를 하게 하고,
선수들이 모인 단체 SNS방에 후보 기호가 표시된 포스터를 올리고
투표를 했는지까지 물었다는 겁니다.
또 선거를 앞둔 시기 광주에 주소지를 두지 않은 선수들에겐
숙소가 있는 남구로 전입신고를 하라고 했다며,
이것이 선수들에겐 김 청장에 대한 투표를 강요하는 것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광주시체육회 소속 레슬링 선수 부모/ (음성변조)
"무소불위의 권력자 그렇게 봐야죠. 계속해서 운동을 시켜야겠다든지 이런 사람은 이렇게 못 합니다."
매년 지방공무원 규정에 따라 보수와 수당을 받는 감독과 코치는
선거 동원 의혹에 선을 그었습니다.
출판기념회 방문은 단장인 구청장에 대한 예의였고,
*광주 남구 레슬링선수단 감독/ (음성변조)
"강요한 적도 없습니다. 가는데 '야, 가기 싫으면 가지마' 한 적 없습니다. 그냥 갔는데 애들이 따라와서 (같이 갔습니다.)"
전입신고는 남구청 소속 선수이니 우편물 수령 등 편의를 위해 옮기라고 했고,
단체 SNS방에 선거 포스터를 올린 건 개인적 선호를 표현한 것뿐이란 겁니다.
*광주 남구 레슬링선수단 코치/ (음성변조)
"청장이었으니까 그냥 좋아서 카톡방에 올린 것이에요, 솔직하게.
그러고 보니까 ‘오메, 안 되겠다. 이거 이상하다’ 해서 나도 모르게 (올렸어요.)
전혀 선거나 이런 것은 모르고 난 운동밖에 모르는 사람이니까."
남구청에 확인한 결과 올해 계약을 맺은 선수들이
숙소로 주소지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남구청은 출판기념회 방문 등을 요청한 적 없고
레슬링팀과 선거는 전혀 연관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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