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무등산 자연 복원을 위해 원효계곡 상가들에 대한
이주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터전을 잃은 상인들을 위해선 영업 보상과
광주시가 조성 중인 이주단지 분양권이 주어지는데요.
그런데 장사를 하지 않으면서
오랫동안 비어있던 상가를 매점으로 꾸며
분양권과 보상금을 타가는 사례가 많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우종훈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방문객이 줄고 자연 복원 필요성이 제기돼
이주 사업이 진행 중인 무등산 원효계곡 상가.
수십 년간 영업한 상인들을 위해선
국립공원공단 지침에 따라 보상이 이뤄집니다.
상가를 소유하고 있으면서 영업을 계속한 상인들은
영업 보상금과 함께
내년 완공을 목표로 광주시가 조성중인 생태문화마을 부지를
조성원가에 가깝게 분양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됩니다.
그런데 실제 영업도 하지 않으면서
빈 점포를 매점으로 꾸며
허위로 보상을 타가는 사례가 많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 소경호/ 원효계곡 상인
"무등산 이주한다 하니까 그때부터 서둘러서 그거(사업자 등록증) 내서 영업 보상 받은 것 같아요, 빈 가게에서.
지금까지 (영업)하지도 않고 빈 가게에서."
현장으로 가봤습니다.
"실제 운영중인 영업점의 2층입니다.
이곳에는 보시는 것처럼 세들어 영업하고 있는 상인의 바지며 침대가 그대로 놓여있습니다.
그런데 이 공간이 매점으로 인정되면서 별도 보상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십여년 째 두 개 층을 빌려 영업 중인 상인은
손님이 줄어 윗층은 개인물건 보관소처럼 쓰이는데,
돌연 2층이 간이 매점이 되면서
건물 주인이 영업 보상과 이주단지 분양권을 가져갔다고 말합니다.
* 원효계곡 상인/
"봐보세요. 하나씩 하나씩 봐보면요.
진짜 영업을 하는 집인지 아닌지 그걸 하나 하나 찍어보면 다 알 거예요. "
인근의 다른 점포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식당 뒷편 폐기물과 집기류가 놓인 좁은 골목길을 따라 늘어선 빈 점포들.
잡초가 무성하고 내부엔 먼지가 가득 쌓인
점포 안에 과자와 컵라면, 휴지 몇 개가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벌써 비워진 지 십여 년이 지난 곳이지만 영업 중인 매점으로 인정됐습니다.
* 원효계곡 상인/
"거짓으로 이렇게 (과자 등) 갖다 놓고 지금 여기 다 모아놨잖아 지금.
원래 없었어. 영업을 안 하는데 원래 없었는데 느닷없이 이렇게 갖다 놨더라고."
일부 상인들은 완성도 되지 않은 이주 단지 분양권에
벌써 억대 프리미엄이 형성됐다며,
묘목이 과자로 바뀌었을 뿐
토지보상을 노리고 투기를 했던 LH 직원들의 꼼수와 다를 게 없는
세금 낭비라고 지적합니다.
* 소경화/ 원효계곡 상인
"(이주 단지 분양권) 매매가 많이 이루어졌다고는 들었습니다.
중간중간에 저도 전화는 받았는데 부동산에서 매매하신 분들이 많으니 주라고 (말하더라고요.)"
지난 2016년엔 16개에 불과했던
무등산 원효계곡 상가 사업자 등록 건수는
이듬해 약 3배인 45개로 급증했는데
대부분 영업 형태는 간이 매점이었습니다.
상인회 차원의 공식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개별 사업자의 사정'이고
'무등산 국립공원으로부터 영업 사실을 인정받아
보상이 이뤄진 것'이라는 답변만 냈습니다.
원효계곡 상가 투기 의혹과 관련해
국립공원공단은 자체 감사를 진행중인 한편
감사원의 감사도 차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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