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어릴 적 트라우마에 고통 지속.."상처 평생 가"

이다현 기자 입력 2022-09-21 21:00:00 수정 2022-09-21 21:00:00 조회수 185

(앵커)

아동 보호 체계 이대로 괜찮은가?

기획보도, 이어가겠습니다.



보호 대상자였던 아동이나 청년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자립 준비를 미처 하지 못한 채

사회에 던져진다는 점 외에도 다양합니다.



특히 안타까운 건

성장기에 겪은 사건으로 인해 트라우마가 생기고

끝도 없이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다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인권단체에 접수된 상담 기록입니다.



지금은 20대가 된 이 청년.



광주의 한 아동양육시설에서 지내던

중학교 2학년 때 외부 사람에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청년은 사건 이후로 목숨을 끊고 싶다는

충동이 들기 시작했다고 회상합니다.



경찰 신고와 심리 치료 프로그램이 진행됐지만

트라우마는 끝내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충동은 실제 자해로 이어졌습니다.



이 청년은 중·고등학교 내내

정신병원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고,

지금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 신인성 /고아권익연대 사무국장

"우울증에 빠져서 결국은 정신과 약을 계속 먹어야 되고
나중에는 스스로 정신과, 아니 정신병원에 들어가요."



지난달 광주에서 스스로 세상을 등졌던

20대도 평소 우울증에 시달렸습니다.



* 아동양육시설 관계자 (음성변조)

"어머니가 자살할 때 거실에 있었대요. 그 충격.
이런 것, 저런 것이 완전히 평생의 트라우마로."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빈곤과 범죄 피해 같은 경험들은

우울증이나 ADHD 등 정신질환 발생 가능성을 높입니다.



트라우마가 있는 보호 아동일수록

섬세한 관찰과 관리가 필요합니다.



정도에 따라 미래를 설계하는 건

엄두도 내지 못할 수 있고,

심각한 경우엔 비극적 선택이 우려됩니다.



이런 상황을 줄이려면 정확한 실태와 더불어서

치료 환경이 잘 갖추어졌는지,

적절한 치료법들이 동원되고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ADHD 진단을 받은 양육시설 아동 10명 중 9명 꼴로

약물 처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전체 아동에 비해 높은 비율입니다.



일반 가정에서와 달리

운동치료와 놀이치료, 미술치료와 같은 다른 선택지는

잘 시도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우울증 등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다른 정신질환과 관련해서도

면밀한 추적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양육시설 아이들이기 때문에 뭔가 피해를 받고 있는 게 아닐지 (검토해야 합니다).
일반 아이들과 너무 많은 정신 치료나 이런 차이가 있으면 안 되잖아요.
이 아이들이 어떤 치료나 어떤 환경에 있는지를 확인하는 작업들은 아주 중요하지 않을까."



트라우마의 여파가 무한정 이어지는 악순환이

지금도 어디선가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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