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래된 상수도관이 늘어나는 속도는 광주가 가장 빠른데
정비는 제일 늦다는 보도 전해드렸습니다.
광주의 정비 속도가 왜 느린지 살펴봤더니
바꾸거나 갈아끼워야 할 상수도관도 씻어서 쓰고 있었습니다.
예산이 없으니 수질이라도 개선하자는 취지라는데
물 부족 상황에서 새는 물은 어떡할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광주시의 이상한 수돗물 예산집행 실태를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땅에 묻힌 지 오래된 상수도관의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광주시.
상수도관을 바꾸거나 갈아끼우는 작업보다 씻어쓰는 걸 중시했던
광주시는 전국 유일, 전국 최고라며 자평 했습니다.
* 염방열 전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장/ (지난해 8월, 광주시의회 업무보고)
“세관 중심으로 해서 노후관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은제가 알기로는 전국에서 우리 광주시가 유일합니다.”
어떤 상수도관은 바꾸고, 어떤 것은 씻어쓰는 걸까?
MBC 취재 결과 광주시는 바꾸거나 갈아끼워야 할 상수도관도 씻어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환경부 지침에 따라 5년에 한번씩 상수도관을 정밀 조사해
정비 계획에 반영하는 용역 보고서입니다.
환경부는 직간접 조사를 통해 개별 상수도관에 등급을 매기고
이에 따라 바꾸거나 씻어쓰게끔 하고 있는데,
간접 조사 결과 바꾸거나 갈아끼워야 할
광주 상수도관의 길이는 1천 2백 90여 킬로미터에 이르렀습니다.
이중 일부 구간을 정해 내시경 카메라를 넣거나
직접 파서 노후도를 살피는 정밀 조사에서도 대부분 교체나 갈아끼워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정작 광주시가 계획에 반영한 건 2백여 킬로미터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교체 비용의 10% 수준인 씻어쓰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 이정삼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장
"(세척에 집중한 이유는) 주로 이제 수질 개선, 적수(붉은 물)에서 비롯됐으니까
거기에 포커스를 맞췄는데 그 사업이 작년까지 해서 종료가 됐습니다."
예산이 없으니 수질 민원이라도 해결하자는 건데
오래된 상수도관을 씻어쓰는 것이 새는 물을 잡을 대책은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최지현 광주시의원
"노후관거 점검, 그리고 진단. 이에 따른 교체 혹은 갱생 이게 중요한데요.
시민들이 이 부분 노후관거에 대한 관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도 행정에서는 그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실제 광주에서 오래된 상수도관이 급증한 지난 6년 동안
새는 물로 인한 민원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물 부족이 장기화 되는 상황에서
바꿀 것도 씻어쓰면 땜질식 대책만 반복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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