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5.18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미술 작품,
'검은비'를 둘러싼 논란이
여전히 진행형으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계속 상무관에 둬야 한다,
다른 곳으로 옮거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왔기 때문인데요.
이 문제를 두고 오늘은 시민 토론회가 열렸는데,
역시 양측의 시각차가 분명했습니다.
이다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정영창 작가가 5.18 38주년을 맞아 만든
대형 미술 작품 '검은비'.
유화물감을 칠한 쌀알로 만든,
5.18 희생자 추모비입니다.
지난 2018년 처음 상무관에 전시된 이후
두 차례 거듭 전시됐고
지난 2020년 7월을 끝으로
약속된 전시 기간이 모두 끝났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2년이 넘도록
존치냐, 철거냐를 둔 갈등이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공론화를 위해 열린 시민 토론회에서도
양측의 시각차는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상무관에 계속 둬야 한다는 측에서는
작품의 가치와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 주홍 /치유예술가
"정말 울고 싶을 때 울 수 있는 곳, 상무관은 통곡할 수 있는 곳이고
씻김의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검은비가 상무관에 남아 있으면서
광주 시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에게
추모의 공간을 제공해줘야 한다는 겁니다.
* 조경옥 / 연극연출 및 영상작가
"광주 상무관은 이행 각서보다 추모비가 더 필요한 공간입니다."
하지만 검은비의 작품성보다는
원형 복원이 더 중요하다는 주장도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 임근단 /고 김경철 어머니
"목 메였던 그 자리. 눈물로 앞이 안 보였던 그 자리.
받침 하나도 틀리지 말고 그대로 복원을 해 줘라. 우리의 소원은 그것이다."
무엇보다도, 계약 내용대로 작품을 제때 회수하는 게
형평성 측면에서도 타당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 허달용 / 전 광주민족예술인총연합회 회장
"검은비하고 어떤 차이가 있어서 누구는 철거하고
누구는 철거 안 하는지. 더 이상 이런 논쟁은 없어야 되고."
토론회 당일에는 입장차가 좁혀지지는 못했습니다.
광주시는 추가 토론회나 시민 투표를 거쳐야 한다는
의견 등에 대해서도 검토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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