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광주만의 택시 '선진화 사업'의 그늘을
들여다보는 연속보도 이어갑니다.
1백 40억원의 세금을 들여 새 택시 구입비를 지원한
이 사업의 추진 과정은 악순환의 반복이었습니다.
약속한 기간이 끝났는데도
택시 업계는 사정이 어렵다며 계속 지원을 요구했고
지자체는 선심성 지원을 이어온 것으로 의심됩니다.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법인 택시 회사가 새 차를 살 때 보조금을 주는
선진화 사업의 시작은 지난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명분은 2015년에 치러질 광주U대회 성공 개최를 위해
4년 동안 57억 원을 지원해 거리에 깨끗한 택시를 늘리겠다는 것이었습니다.
* 강운태 당시 광주시장/ 2012년 4월
"세계 스포츠 역사상 길이 남는 명품 대회가 되도록 정성을 다해서 준비하겠습니다."
하지만 본래 목적은 민선 5기의 택시 6부제 공약 시행을 위한 협상 전략이었습니다.
택시가 넘쳐 운행 차량을 줄여야 하는데,
법인 택시 회사가 경영난을 이유로 반대하니
새 차 구입비를 대당 3백만 원씩 주기로 한 겁니다.
* 김광수 / 광주시 대중교통과장
"법인 택시 8부제를 6부제로 강화시키면서 인센티브로
또 유니버시아드 대회도 있고 해서 (지원했습니다.)"
당초 계획된 기간은 U대회가 열리는 2015년까지.
하지만 민선 6기 들어선 이른바 '선진화 사업 2단계'라는 이름으로 다시 추진됩니다.
앞선 4년간 절반 정도밖에 못 바꿨으니
전체 법인 택시 3천 7백여 대를 교체할 때까지
연장해달라는 요구를 받아들인 것 뿐 뚜렷한 목적은 없었습니다.
이때부터 선진화 사업은 악순환 됐습니다.
법인 택시에만 보조금을 준 것은 특혜라는 개인 택시 조합의 문제 제기가 있었고,
민선 7기부터는 개인 택시에도 새 차 구입비를 지급한 겁니다.
결국 6부제 도입을 근거로 50억여 원을 쓰려 했던
광주시 보조금은 10년 동안 1백 40억여 원까지 늘었습니다.
* 광주 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 (음성변조)
"(그때(선진화 사업 2단계)는 또 어떻게 다시 연장이 됐던 거예요?)
그것은 이제 어렵다는 것을 알고는 이제 (당시) 시장님께서 같이 해서 해줬죠."
끝난줄 알았던 선진화 사업은 재추진 될 뻔 했습니다.
지난해 강기정 시장을 만난 법인 택시 조합은
새차 구입 비용을 다시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는데,
이 자리는 심철의 광주시의원 요청으로 마련됐습니다.
당시 노조는 심철의 시의원이 관련 상임위도 아닌데다
지난 2019년까지 법인 택시 회사 대표 등으로 있으며
선진화 사업 혜택을 본 당사자라며 시의원의 참석에 반발했습니다.
* 안윤택/ 민주택시노조 광주본부장
"그 자리에 우리가 심철의 의원님 계신지도 몰랐어요.
제3자가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심 의원은 업계 애로사항을 전하며 의원으로서 민관 협의를 도왔다는 입장입니다.
* 심철의 광주시의원/
"현장에서 경험이 객관적인 판단이나 정책적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니까
(법인 택시 조합 측에서) 같이 합석하자고 제안해주신 것 같아요."
업계 눈치를 봐가며 넘치는 택시를 줄이기보다 숫자를 유지하는 데 힘써온 광주시.
선진화 사업이 진행된 10여년 동안 승객이 더 편해졌는지 평가할 지표는 마땅치 않은 반면,
택시 기사들은 갈수록 상황이 열악해지고 있다며 운전대를 놓고 있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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