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제주 4.3을 주제로 한 미술작품 전시가 광주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40여 년을 4.3과 함께 지내온 박경훈 작가의 작품전인데요
박 작가는 5.18과 제주 4.3을 한국 현대사의 쌍생아라고 표현했습니다.
조현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까마귀도 모르게 치르는 제사를 뜻하는 '가메기 모른 식게'
수 십년을 희생자를 기리는 제사조차 남의 눈을 피해 지내야 했던
제주민들의 아픔과 한이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1980년대 스산하고 섬찟한 느낌까지 주는 목판화들에서부터,
화려한 색감의 디지털 프린팅 근작들까지
'4.3 기억 투쟁, 새김과 그림'전은 제주 출신의 민중미술가
박경훈 작가의 판화와 그림 100여 점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아직도 공식적으로는 사건, 또는 사태로만 불리는 현실에서,
제주 4.3을 주제로 한 전시가 공립미술관에서 열린 것 자체가 이례적입니다.
* 변길현 학예연구실장(광주시립미술관)
"4.3에 대해서 일반인들이 제대로 알고 잇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를 보시고 많은 분들이 4.3에 대해서
새롭게 알게됐다 이렇게 말씀하고"
지난 주말에는 작가와의 대담 시간까지 마련돼 의미를 더했습니다.
국가 권력에 의한 폭력과 이에 맞선 투쟁이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다르지않은 한국 현대사의 두 비극
작가는 그런 의미에서 5.18이든 4.3이든
기억의 끈을 놓쳐서는 안된다고 말합니다.
* 박경훈 작가
"있어야 할 풍경, 찍혀졌어야 할 사진, 전해졌어야 할 이야기들을
하나라도 더 새기고 그리는 것이 내 할 일이 아니가 (싶습니다)"
광주시립미술관은 당초 오는 18일까지로 예정했던 이번 전시를
다음 달 2일까지 연장해서 진행할 예정입니다.
엠비씨 뉴스 조현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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