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년 만에 아동학대 혐의 벗은 교사.."교권 보호 받는 날 오길"

송정근 기자 입력 2023-07-27 20:56:38 수정 2023-07-27 20:56:38 조회수 4

(앵커)

지난해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 당한

초등학교 교사가 1년여 간의 다툼 끝에

아동학대 혐의를 최종적으로 벗게 됐습니다.



교권 침해를 막아보자며 1년 넘게

법정 다툼을 이어왔는데

최근 서울 서이초 사건이 발생해

무기력감과 좌절감을 겪었다고 밝혔습니다.



송정근 기자가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기자)

광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윤수연 교사.



지난해 7월 자신이 가르치던

제자의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소당했습니다.



고소 당하기 3개월 전

제자가 학생을 때리며 싸우는 것을

멈추게 하려고 책상을 넘어뜨렸는데


아이에게 책상을 집어 던지고,

성의없이 써온 반성문도 찢는 등

아이에게 신체적 정서적 학대를 가했다며

민형사상 고소를 당한겁니다.



* 윤수연/00초등학교 교사

"반성문을 찢어서 이렇게 얼굴에 던졌다든지

제가 실제로 하지 않은 일들을 굉장히 그럴듯하게

만들어져서 그걸 하셨더라고요"



이후 구청과 경찰의 조사가 진행됐고,



구청으로부턴 학대가 인정된다는 판단을,

경찰은 혐의가 인정된다며 윤 교사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에선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공개심의위원회 판단까지 거친 검찰은

증거불충분으로 혐의 없음 판단을 내렸습니다.



이에 학부모는 항고장까지 냈지만

광주고검도 학부모의 추가 증거를 검토해도

지검의 판단이 정당했다며

지난 17일 항고기각 결정을 내렸습니다.



* 윤수연/00초등학교 교사

"제가 만약에 여기서 합의금을 주고 끝내게 되면

이다음에 또 다른 어떤 선생님한테 또 할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더 이상은 못하게 막아봤으면 좋겠다 싶어가지고

공론화시키고 싶었어요."



적당히 합의하라는 주변의 권유도 있었지만

제자와 전국의 동료 교사들이

2천 건에 가까운 탄원서를 제출했고,



6학년 제자들도 재판부와 검찰에

편지를 무수히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아동학대 교사라는 굴레를 벗어났지만

최종 항고기각 결정이 나온 그 다음날

서울에서 젊은 교사가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린 끝에 자살했다는

소식을 접하곤 다시 무력감에 빠지게 됐다고 털어놨습니다.



* 윤수연/00초등학교 교사

"1년 동안 내가 싸운 게 아무 영향을 미치지 못했구나

다음 사람 안 당하게 하려고 이렇게 애쓴 거였는데
아무것도 변한 게 없구나 이런 생각 때문에
굉장히 무기력하고 좌절감도 들고.."



지금의 선생님들은

학부모들에게 고소 당하진 않을까

항상 자기 검열을 하며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윤수연 교사.



최근 불고 있는 교권 보호 움직임을 통해

선생님들도 보호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

아이들을 마음껏 가르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MBC뉴스 송정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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